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길조(吉鳥)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

아마도 까치가 아닐까 싶다. 인터넷 포털에 길조를 검색하면 맨 처음 나오는것도 까치이고 누군가에게 물어도 대부분 까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까치가 복(福)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고 가을이면 감나무 꼭대기에 잘 익은 감 몇개는 까치밥 이라고 남겨놓을 만큼 애정이 깊었다.

지금도 시골에서는 까치밥을 남겨놓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길조 까치를 흉조(凶鳥)라 부르는 곳이 있다.
바로 제주도다. 원래 제주도에는 까치가 없었다.

제주도에 까치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89년 국내 한 한공사와 언론사가 이벤트성 행사로 까치 53마리를 풀어놓은 것이 제주도 까치의 시초다.

그후 왕성한 식욕과 가리지 않는 잡식성은 온갖 농작물을 쪼아먹어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고 전신주에 둥지를 틀어 정전사고 등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와 관련, 한전에서는 변압기 파손 등 전력시설 피해로 매년 수억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들로 도에서는 1994년부터 까치의 포획을 허가하고 대대적인 ‘까치와의 전쟁’에 들어갔지만 제주 생태계에는 ‘천적’이 없어 매년 개채수가 늘어가고만 있는 실정이다.

이미 손쓸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까지 발전 되어버린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제주 생태계의 교란이다. 잡식성인 까치는 농작물은 물론 다른 조류의 알을 먹어치우거나 심지어는 다 자란 어미새를 공격하기도 한다.

또 참개구리, 무당개구리 등 양서류와 줄장지뱀, 미끈도마뱀, 대륙유혈목이와 같은 파충류까지 닥치는대로 포식한다.

한마디로 도내 어떤 토착생물을 멸종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폭군’인 것이다.

어찌보면 이 문제는 까치를 들여온 기업들이 제주 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무지(無知)의 인재(人災)다.

최근 열린 도정질문에서 한 의원은 당시 까치를 들여온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피해농가에 지원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더 이상 간과할수 없는 문제로 발전된 지금 이제라도 해당 기업이 도의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까치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데 성의를 보여야 하지 않을까?

또한 제주도정도 까치포획 등 1차적인 대책이 아닌 전문기관과 상호 협력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더 이상 농가와 도민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노력하고 더 늦기전에 제주 생태계의 토착종을 보호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박  유  현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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