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인상이 좋은 편이 아니며 머리에 큰 흉터가 있지만 삭발을 좋아해 자주하고 다닌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저런 오해가 많이 일어난다. 한번은 대학시절 새벽시간 귀가 도중 경찰서에 잡혀가 조사를 받고 풀려난적이 있다. 인상착의가 한 사건의 용의자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 였다.

 흉터가 1cm라도 더 컸더라면 철창신세를 질지 모를 일이었다. 요즘엔 외모도 경쟁력인 시대라고 한다.

청년실업이 100만 명에 육박한다는 말을 들으며 한숨만 내쉬는 취업준비생들도 외모 가꾸기에 여념이 없다.

 얘기를 들어보면 서비스업은 당연시 되고 있고, 다른 직종에서도 비슷한 실력이면 외모가 뛰어난 쪽을 택하는게 허다 하다고 한다.

지난 9일 모 방송사에서 한 여성 출연자의 ‘루저(loser)’발언이 뜨거운 감자로 지금까지도 식을줄 모르고 있다. 그 여성 출연자는“키 180㎝이하는 루저다”고 발언했다.

그런데 이를 제지했어야 할 제작진은 문장을 자막으로 처리하고 오히려 강조하며 여과 없이 방송으로 내보냈다. 제작진들은 시청률을 위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끄집어 낸것이다.

일단 관심 끄는데는 크게 성공했다. 방송이 나간 다음날인 10일에 일어난 서해교전도 묻힐 정도로 인터넷이나 직장.학교 등에서는 큰 논란이 일었다.

결국 이 방송은 ‘루저(loser)’논란을 낳아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 꼴이 되었고 제작진들은 교체되는 등 프로그렘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이처럼 외모지상주의는 우리사회 깊숙히 자리잡고 있으며 항상 논란의 중심이 되지만 고쳐지거나 달라지는건 아무것도 없다는게 문제다.

안좋은 인상으로 한 사건의 용의자가 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 조차 얻지 못하며 작은키로 루저가 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외모도 유죄(有罪)일까.

강  효  송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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