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치 철새’들의 이동시기다. “4.15 총선’이 그 절기다.
‘정치 철새’는 신의를 헌 신짝처럼 버리는 정치인을 뜻한다.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철새처럼 오락가락 하는 배반의 정치꾼들을 말한다.

‘정치 철새’는 소신이 없다. 확고한 자기 신념이나 철학도 없다.
시류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쉽게 색깔을 바꾼다. 변신에 능하다. 그러면서도 수치를 모른다. 뻔뻔스럽기가 그지없다.

그래서 ‘정치 철새’를 일컬어 ‘정치적 패륜아’라고도 한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며 뼈빠지게 일하여 자식을 키워준 부모가 가난하고 힘없다고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권력에 빌붙으려고 자신을 나아 길러준 부모에게 돌팔매 질 하는 패륜을 저지르는 행태나 같아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순전히 제 이익만을 위해 이처럼 몸을 바꾸는 ‘변태 정치인’에게 ‘철새’라는 고상한 이름을 붙이는 것은 “철새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동물 행동학을 전공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철새는 혼자만 먹이를 챙기겠다고 무리에서 이탈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기력이 쇠잔하거나 아파서 낙오 할 때는 동료가 남아서 기다려준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있다.

철새는 해마다 계절의 순환을 알려주며 목숨을 걸고 긴 여정에 오르는 아름답고 처절한 삶의 이동을 보여준다.

자기 욕심만을 위해 이 당 저 당 기웃거리는 ‘배신의 정치인’을 철새에 비유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서 이런 정치인을 ‘진드기’라 부르자는 주장도 있다. 그것도 ‘이동성 진드기’(Phoret ic mites)라 불러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진드기는 다른 동.식물에 기생하여 산다. 특히 이동성 진드기는 다른 동물에 빌붙어 피를 빨아먹고 살다가 더 좋은 곳으로 옮겨 타는 부류다.
‘진드기 정치인’. 그렇다. 신의를 저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니며 빌붙어 사는 정치인을 ‘철새’라는 고상한 이름으로 불리어져선 안 된다. ‘진드기 정치인’이 걸맞은 이름이다.

 

대통령 탄핵이후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이같은 ‘진드기 정치인’들이 바르게 경륜해야 할 정치판의 물을 더럽히고 있다.
제주에서도 이처럼 아름답지 못한 이름의 정치인들이 도민적 비웃음을 사고 있다.
우근민 지사와 강기권 남군수.몇몇도의원들의 민주당 탈당과 열린 우리당 입당도 그러하다.
우 지사는 민주당 공천으로 두 차례나 도지사 선거에서 당선됐다.
집안으로 친다면 민주당은 우지사의 정치적 고향이자 어버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탄핵 정국이후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급등하자 제빠르게 민주당을 탈당하고 29일, 약삭빠르게 열린우리당으로 올라탄 것이다.
정치적 고향을 등지고 정치적 부모를 저버린 패륜에 다름아니다.
우 지사는 “대낮 도지사 집무실에서 여성 단체장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사건으로 행정심판 판결을 앞둔 시점이다.
선거법 위반으로 도지사직을 그만 둬야 할지도 모를 절체절명의 대법원 판결도 앞뒀다.
우지사의 정치적 변절은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염두에 둔 변신이 아니냐”는 뒷말도 있다.
그 이유야 어디에 있든 우지사의 변절이 “진드기 정치인’이라는 달갑지 않는 더러운 이름으로 불리어 진다면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우 지사 개인은 어쩔지 모르지만 도민들로서는 ‘발가벗은 수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제잇속만을 위해 염치없이 수시로 색깔을 바꾸는 사람들을 지도자로 선택한 도민들은 그래서 참담하다. 토할 것 같은 역겨움이 가슴에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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