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구시민사회포럼과 제8차 UNEP(유엔환경계획) 특별총회 및 세계환경장관회의는 새 천년 인류의 생존 적 문제인 물 문제를 다룬 세계 메이저급 국제회의였다. 인류의 생존권문제를 제주에서 논의하여 세계인들의 이목을 끌었고 따라서 제주의 국제회의 산업을 세계에 알리는데 환경과 시설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었다.

UNEP 사무총장인 클라우스 퇴퍼 씨는 인사말 머리에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곳이고 고요함과 아름다움 등 지구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환경 적으로 가장 완벽한 지역이다”고 전제하고 UNEP 32년 역사상 가장 많은 세계 150여 개국 1,200여명이 참석하였다고 격찬했다.

코발트색 바다와 샛노란 유채 꽃이 손에 손잡고 춤추고 한라산을 이고 있는 아름답고 아늑한 이 국제회의장은 그 자체가 제주도의 자랑거리임에 틀림없었다. 참가한 인종을 초월한 모든 세계인들은 아름다움에 흠뻑 매료되어 감탄을 연발하였다.

이번 UNEP 특별총회는 60억 인구를 가진 아시아권 가운데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처음 개최하는 것으로 매우 큰 뜻을 지녔다.

세계에는 년 간 10억 인구가 목말라하고 있으며 25억 인구가 보다 위생적인 물을 원하고 있는 현실에서 UNEP가 제주 세계환경장관회의 의제를 물과 위생을 핵심 의제로 한 것은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 간 행동이 절실하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말을 행동으로(Turning words into action)(뵈루예 브렌데, UN지속가능 발전위원회 회장의 말)”를 실천 해줄 것을 요청하는 국제적 명령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었다.

이번 회의 의제와 토론을 보면서 물 관리 문제에 관한 한 제주도가 앞 서 있다는데 너무 큰 자긍심을 갖게 했다. 세계환경장관 회의에 앞서 200여명 세계 환경가 들로 구성된 ‘제5차 지구시민사회포럼’이 28일 기자회견을 가지고 “물은 인류에게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며 물의 사유화는 절대 안 된다”고 선언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도가 1994년부터 지하수 절대보전 계획을 세워 추진하기 시작하였고 H재벌이 제주의 지하수를 상업용으로 개발을 신청하였는데 제주도가 이를 불허하자 제주도와 H재벌간 법정 소송으로 대법원에서 제주도가 패소하여 제주지하수 전체가 사유화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모든 행정적 설득을 거처 H재벌의 사유화를 막아 공기업으로만 지하수를 개발 할 수 있게 하여 무분별한 지하수 사유화를 차단 할 수 있었다. 이런 행정적인 강력한 의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다 수는 존재치 않았을 것이다.

그 후 제주도행정책임자가 바뀜에 따라 지하수개발을 사유화시키려고 강력히 시도하여 위기를 맞았으나 도민들과 의회가 강력히 반대, 중단 된 바 있었다.

이번 세계의 환경운동가들의 ‘물의 사유화금지’선언을 보면서 제주인 들의 지혜와 용기에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의 지하수가 삼다수 란 이름으로 세계적 명수(名水)로 상품화 되고있는데 물을 주제로 한 이번 역사적 사건인 UNEP 세계환경장관 회의 장소에 천연환경상품인 제주‘삼다 수’와 제주 지하수에 대한 홍보가 전혀 없어 참가한 제주인 들이 분통을 터뜨린 것이다.

전국 환경상품들이 백여 개 부스를 장식하며 열을 올려 선전하고있는데 제주의 부스에는 ‘제주지사가 자신 있게 권해드립니다’란 포스터 밑에 ‘제주 삼다 맑은 공기’ 캔만 초라하게 진열하고있었다.

그렇다면 “‘제주 삼다 수’는 제주도지사가 자신 있게 권할 수 없다” 는 말인가?
제주의 지하수는 보존만 잘하면 영원히 제주 인들을 부자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하고 무한한 자원이다. 위생적인 물 확보는 새 천년의 지구적 과제이기에 더욱 그렇다.

세계의 환경전문가들이 모인 이번 절호의 시간과 장소에 명수 ‘제주 삼다 수’의 우수성과 함양과정, 삼다 수가 만들어지는 시설과 과정, 제주의 특수한 지질구성요소, 지상 식생 환경 등을 자세히 소개하였다면 제주전체가 환경 적으로 매우 우수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을 수 도 있었을 것이다.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또 곧 다가올 북경 올림픽 때 세계인들이 마실 가장 위생적인 물로 지정하는 문제도 논의 할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이 회의에 참가한 S대학교 환경전문가 이모 교수는 “삼다 수를 세계에 알릴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큰 손실이다, 이번 회의 의제인 중국의 황사와 밀접한 제주공기를 상품 화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의아해 하였다.

클라우스 퇴퍼 총장이 말했듯 “건강하고 안정적인 환경 없이는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제주도 행정당국자는 귀담아 듣고 제주의 자연환경을 우리들의 영원한 자원으로 보전하기 위해 졸렬한 행정에서 벗어나 제주인 들을 위한다는 ‘말을 행동으로’실천하여야한다.

신 상 범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