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K군의 '정보바다 도전' 1년 Story

고교 3년을 중퇴한 한 10대 청소년이 인터넷 유료 사이트를 감쪽같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을 제작한 뒤 일반시민 등에게 배포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인터넷 유료사이트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해킹 범죄'는 타지방에서는 종종 발생했으나 제주지역에서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제주경찰서 수사과 지능5팀은 24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K군(18.제주시 화북동)을 불구속 입건했다.
K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회원 수 약 2000만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N사이트 등 2개 사이트가 제공하는 유료 정보를 정상적인 결재 과정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9가지 종류)을 제작했다.

K군은 이를 이용해 각종 사이트에 제공하는 유료 정보를 무료로 이용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여려 사람들에게 배포, N사이트 등에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문제의 N사이트가 수사를 의뢰해 옴에 따라 수사에 착수해 K군을 붙잡았다.

K군이 해킹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
K군은 타지방에서 고교를 다니던 중 학업을 그만 두고 올해 초 제주로 내려왔다.
고향에 내려 온 K군의 하루 일과는 안방에서 컴퓨터와 생활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평소 인터넷과 컴퓨터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던 K군은 '작업'을 시작한 뒤 1년도 안 돼 유료 프로그램 사이트를 돈 한푼 내지 않은 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프로그램을 9개나 제작했다.

그러나 K군의 제작한 프로그램은 포털 사이트를 총괄하는 또 다른 '컴퓨터 도사'에게 덜미가 잡혔으며 결국 K군 역시 경찰에 붙잡히게 된 것이다.
경찰은 K군이 프로그램을 영리목적으로 판매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 불구속 입건했다.

K군은 경찰 조사과정에서"인터넷에 실력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K군은 중학생 시절부터 인터넷 천재소리를 들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광언 제주경찰서 수사2계장은 "피해 액수가 만만치 않겠지만 회사측이 '한탕'을 목적으로 한 범행이 아니어서 선처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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