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천' 되살리기 1년반 만에 성공

온갖 하수로 썩은 냄새가 진동하던 하천이 마을 청년들의 노력으로 참게와 은어가 사는 1급수로 변했다.
주변 환경이 점점 파괴되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남제주군 안덕면 주민들이 지난해 4월 안덕환경사랑회를 조직하고 지역 청정환경을 가꾸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안덕환경사랑회가 맨 처음 한 것은 제주 최장 유수하천인 창고천을 살리는 것. 곳곳에서 흘러든 생활하수로 창고천의 물은 이미 썩어 악취를 풍기고 있었고 생활쓰레기로 생태계가 죽다시피 했다.

이들은 맨 먼저 EM(유효미생물군)을 쌀뜨물에 발효시켜 생활하수가 유입되는 곳에 주기적으로 방류시키는 사업을 시작했다. EM발효액이 담긴 커다란 탱크 6개를 설치했고 관내 식당에도 EM쌀뜨물 발효액을 사용하도록 했다.

형식적으로 하천주변 쓰레기를 줍는 정화활동이 아니라 하천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폐 콘크리트와 쓰레기도 걷어냈다. 쌀뜨물 공급과 쓰레기 수거에는 모슬포 92대대 장병들도 나서 큰 도움이 됐다.
당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회원들은 지난 달 말 창고천 생태탐사를 하면서 크게 달라진 하천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선 물이 맑아지면서 참게와 수서동물 개체가 크게 늘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사라졌던 은어도 다시 돌아왔다. 옆새우, 앞새우등 새우류 서식밀도도 상당히 고르게 분포하는 것도 확인했다. 생활하수로 죽었던 하천을 마을 청년들이 건강한 하천으로 되돌려논 것이다.

참게가 늘어나자 얼마전에는 이를 몰래 잡으려는 통발을 적발해 내기도 했는데 통발 24개에 300마리가 넘는 참게가 잡혀 있었다.
안덕환경사랑회는 이번 사업에 대한 확신이 서자 더욱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동이 보다 더 확대돼 제주지역의 생태계가 되살아 날 수 있는 방안들이 모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문수회장은 "지난달 말 관내 학생들과 회원들이 하천을 거슬러 오르며 생태탐사를 벌여 되살아난 생태계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며 "앞으로 이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더욱 활발한 사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