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근민 제주도 지사가 27일 대법원 판결로 이날자로 지사직을 상실하게 되자 제주도 공무원과 도민들은 충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6일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개최도시 선정에서 탈락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제주도민들과 제주도 공무원들은 ‘상고기각’이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사실이 알려지자 “결국 최악의 사태가 도래했다”며 충격에 휩싸였다.

또 이날 각 언론사에는 전.현직 지사에 대한 대법원 선고공판이 이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던 도민들의 확인전화가 잇따랐다.

우지사의 지사직 상실에 대한 충격과 더불어 또 한편에서는 이번에 우지사와 신 전지사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실상의 정치생명을 마감, 정치현장에서 은퇴함에 따라 그동안 이들로 인해 분열되고 갈라진 도민사회가 대통합의 길로 접어 들기를 기대하는 도민들도 많았다.

도민들은 특히 우지사와 신 전지사가 이번 사법부의 판결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양자 모두 진심으로 화해,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제자유도시 제주발전에 기여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이날 대법원의 선고에 앞서 재선거로 인한 시간.경제적 낭비와 도정의 지속성 등을 감안, 재판부가 혹시 선처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제주도 공무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향후 도정의 진로 등에 대해 논의하며 대법원의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제주도 공무원들은 지사의 공석으로 당장 내달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등을 비롯한 대규모 국제행사와 제주도의 현안인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제주특별자치도 추진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또 지사 공백 사태가 도정 운영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도 제주지사 재선거에 누가 나올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제주도 공무원과 도민들은 차기 도지사 선거를 위한 이번 재선거에서 만큼은 정책대결을 위주로 정정당당한 선거전을 전개, 도지사 선거가 도민모두의 축제로 자리 잡는 한편 승자와 패자 모두 선거직후 선거과정에서 분출된 앙금을 털어내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손잡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이번 판결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를 계기로 교육감 부정선거 등에 나타난 지역사회의 부정, 부패를 청산하고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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