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진 시민’들 곳곳 한숨

하루 세끼 못 채우는 ‘배고픈 가정’ 속출
‘허기진 시민’들 곳곳 한숨
경기침체 ‘결식가구’양산....제주시내에만 올 276세대
市,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받아...첫 쌀 지급


모자가장인 L씨(건입동.여.35)는 3년째 식당일을 전전하면서 가족 3명의 생계문제를 해결해 왔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돼 식당일을 그만뒀다.
국민기초생활 수급자인 L씨는 매월 국가가 지급하는 생계급여 만으로는 세 식구 생활이 정말 어렵다.

동사무소 사회 복지사를 찾은 L씨는 내달 쌀을 지원 받기로 했다.
K씨(60.오라동)는 차상위 계층에 속한 4명의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다.
조그만 가계를 운영해 오던 K씨는 최근 부도로 가계문을 닫게 되자 역시 동사무소에 도움을 호소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조기실직 및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겨울철 ‘결식가정’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기초 생활수습자와 차 상위계층 및 독거가정 등 ‘취약계층’에 포함돼 정부의 재정지원만으로 하루 세끼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른바 ‘배고픈 가정’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제주시가 최근 동사무소를 통해 관내 취약계층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원 만으로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가구를 조사한 결과 모두 276가구로 집계됐다.

제주시는 이번에 조사된 가정 대부분이 모자가정 등 국민기초생활수급자들 가운데 가족 수가 많은 가구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조사된 결식가정은 대부분 가정에 학생인 자녀들을 둔 경우로 이들 가정은 자녀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더 많은 식비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는 26일 이들 결식가정 마다 내달 평균 5만원 상당의 쌀을 긴급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시는 올해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재정지원을 받아 이들 결식가정에 쌀을 지원하는 이른바 ‘사랑의 쌀 나누어 드리기 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번에 쌀이 지원되는 대상 가정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가구 가운데 편모.편부 가정과 소년 소녀가장, 장애인 들이 대부분”이라면서 “이들 가정은 당사자들의 신청에 따라 직접 현장조사를 벌여 선정했다”고 말했다.
10월말 현재 자신들이 수입으로 경제생활을 유지하지 못해 국가로부터 생활급여를 받은 제주시내 국민기초생활수습자는 8905명이다.
<정흥남 기자 designtimes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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