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고도의 정성과 기술을 요하는 발효음식 문화의 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통주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우리민족의 희로애락과 같이 해 왔었다.

제주에서도 오래전부터 곡물을 이용한 약주나 탁주, 그리고 소주가 만들어왔고, 각종 과일과 약초를 이용한 술들이 만들어져 술 문화가 풍성했었다. 오메기술, 송엽주 등 발효주도 만들었고, 농식물을 이용한 마늘, 오가피, 선인장, 삼동, 탈, 송순주 등 침출주를 만들어 즐겨왔다. 그리고 지역마다 독특한 토속주가 있었고 집집마다 자랑하는 가양주가 있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의 주세정책에 따라 다채롭던 술이 단순화되어 술 문화는 급격히 후퇴의 길을 걷게 되었고, 해방 이후에도 식량정책으로 쌀 이용이 금지되면서 술의 품질이 낮아졌다. 최근에 와서 이러한 양상들이 다소 반전은 되고 있지만 전통적인 술이 아직 복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맥주, 양주 등 외래주의 이용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제주 지역의 농산물을 이용하여 농민주를 개발하고 명품화하는 일에 나서야겠다. 이러한 시점에서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역 농업인이 주축이 되는 전통주연구회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또한 대정읍 무릉2리를 처음으로 가양주마을로 선정하여 “술익는 마을”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농업인들이 앞으로 우리지역의 특산 농산물을 원료로 한 농민주를 개발하고, 민속주를 복원하고 개량하여 토속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농가 소득에 보탬은 물론 우리지역의 풍류와 문화를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규제 위주의 술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우리 농산물과 전통기술의 조합으로 농민주를 명품주로 만들어 소비자의 음주문화 품격을 높이자. 거기에다 농가소득까지 높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우리 농업의 미래이며 웰빙 슬로우 푸드 산업의 지향점이 아니겠는가?

마침 농업과 식품산업을 연계하여 부가가치를 증대하고 식품안전성을 높이기 위하여 농림부가 농림수산식품부로 탈바꿈 되었고, 특히 우리 제주의 경우 세계 최고의 관광지이면서 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다른 지역보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경쟁력에서 유리하다고 생각되어진다.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맥주, 일본의 사케 등이 그러하듯이 세계의 명품주는 그 지역의 농산물을 잘 활용한 농민주에서 부터 시작되었음을 명심하자! 그리고 맛과 멋이 함께 어우러지는 멋들어진 제주의 농촌을 기대해본다.

이  성  돈
서부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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