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24조원 투입했으나 효과 미흡평가’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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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본과 물류 이동을 자유롭게 해 홍콩이나 싱가포르 이상의 국제자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한 제주국제자유도시. 2002년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 10년 동안 제주는 얼마나 이름에 걸맞게 발전하고 국제자유도시의 면모를 갖추었을까.

도민의 체감하기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느껴진다. 변화를 체감할 수 없다는 느낌인 것이다. 경제전문가의 진단도 마찬가지다.

김광수 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은 6일 도의회 연구회 초청강연에서 지난 9년간 제주국제자유도시에 공적자금과 민간부분을 포함 총 24조2000억원이 투입됐으나 효과가 미미 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개발형 관광단지 조성에 치중했을 뿐이라는 평가였다.

국제자유도시 제1차 종합계획이 시작된 2002년에는 실질 성장률이 8%를 기록했으나 이후 계속 하락, 2005년 이후에는 연평균 2%미만의 낮을 성장률을 보여 제주 경제발전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기간 지역 총 생산은 연평균 4500억원 증가에 불과해 “차라리 투자금액을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는 편이 훨씬 낫다”는 말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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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관광객 증가도 국제자유도시 추진효과라기 보다 자연 증가와 환율 변동에 기인한 탓으로 분석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의 90%이상이 내국인으로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전제로 한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 추진을 위해 막대한 재원이 투입됐음에도 관관지의 관광수입은 2007년 375억원에서 2008년 327억원으로, 호텔수입은 2007년 2054억원에서 2008년 14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한 마디로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애초부터 성공하기 힘든 실현 불가능한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했다고 거침없이 혹평했다.

그 이유로 제주의 지역적 환경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처럼 배후에 거대 경제권이 없어 교역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동북아 지역의 관광명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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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국제자유도시 추진 10년에 대한 경제전문가의 평가는 일부 수긍할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의 분석대로 제주국제자유도시 10년 성과가 모든 부분에서 형편없는지의 여부는 또 다른 분석틀에서 검토해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또 그의 주장대로 제주의 산업구조로 볼 때 ‘수출 주도형 기업 투자 유치, 교육·의료산업 등은 제주지역 경제 현실에 맞지 않는 비현실적이며 예산낭비 적 사업’이라면 이는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국제자유도시 10년 공부가 나무아미타불‘이 되어버린 꼴이기 때문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당시 정부당국자 등 추진 주체들은 제주는 중국과 일본이라는 거대 경제권의 영역에 포함돼 있고 청정환경으로 국제적 교육·의료 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전망에 따라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러한 국제자유도시 추진 당시의 전망이 비현실적이고 예산낭비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도 당국은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 10년을 앞둬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의 성과와 문제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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