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까지만 해도 감귤은 대학나무라고 할 정도로 고소득 작목이었다. 그러나 이후 감귤재배 면적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1998년도에 25,860㏊까지 증가하게 되었고, 생산량 또한 80만톤 이상 생산되는 과잉 생산체제가 되었다. 국내에서 소비 가능한 물량을 약 58만톤으로 볼 때 20만톤 이상, 그러니까 국내소비 가능 물량의 약 34%가 초과 생산되면서 유통에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실례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70만톤을 상회(上廻)하는 생산으로 유통처리 곤란으로 산지폐기를 하는 등 아주 어려웠던 시기를 맞은바 있다.

과잉생산 대책으로 감귤가공공장 2개소 설립, 대대적인 감귤원 폐원, 1/2간벌, 감귤 열매솎기, 감귤유통조절명령제를 도입하는 등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과 원활한 유통처리에 행?재정적인 지원을 집중 투자하여왔고, 그 결과 최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안정화는 되고 있으며, 향후 해거리현상에 의한 풍흉작만 어느 정도 조정된다면 매년 안정적인 생산?유통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와 같이 고품질 감귤 안정생산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1997년부터 2009년까지 실시한 감귤원 폐원(4,777ha)사업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려웠던 시기에 자식같이 키워온 감귤나무를 없애는 감귤원 폐원에 자청한 농업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과잉생산 대책을 행정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결과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다. 농업인들은 위기의식과 고품질감귤 안정생산을 하고자 하는 진취적 의욕이 낮아지고, 농업인단체(농?감협)는 농가를 위한 자기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행정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아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누구의 잘잘못을 탓을 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달라져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감귤시책도 달라지고 있다. 민선5기 출범과 발맞춰 선진 문화정책에서 실시하는 ??팔길이 원칙??을 적용하여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농업인과 농업인단체, 생산자단체, 행정 등이 역할을 다시 정립하고, 수출 1조원 시대를 열어 가는데 감귤이 중심축이 되고자 「감귤 수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등 착실히 수출에 따른 전략 ? 전술을 마련하고 있다.

도공은 도자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마치 자식을 키우는 것보다 더 온갖 정성을 기울여 혼이 깃든 하나의 작품을 만들고, 조그마한 티라도 있으면 깨뜨려 버리는 장인정신이 있다. 농산물인 경우 사과, 배 등은 꽃이 피면 화분수정을 하고, 열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봉지를 씌우고, 불량열매를 솎아내는 등 열성을 다해 키우며, 채소류인 배추, 무, 당근 등은 여러 차례 솎아내기를 실시하고 수확시 상품성이 떨어지는 채소 10% 정도는 수확을 하지 않고 버려진다.

제주의 생명산업이라고 하는 감귤은 어떤가?
우리는 생명산업인 감귤을 국민의 과일로 거듭나기 위해 감귤 한알 한알을 소중히 키워나가고, 상품성을 높여 나가며,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도공의 장인정신으로 과감히 버리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윤  철  원
제주특별자치도 감귤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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