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공무원, 예산삭감에 흥분 “일 않겠다”

간부공무원, 예산삭감에 흥분 “일 않겠다”
시의회 발끈...‘총대’메고 의회출두 ‘사과’


“일을 하겠다면서 계획한 예산을 짤라 버리면 앞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
지난 14일 오후 제주시 간부공무원이 시의회 한 위원장 방에서 이처럼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전날(13일) 시의회가 재래시장 관련 일부 예산을 삭감해 버린데 대한 불평이었다.
그런데 이 간부 공무원의 발언은 때마침 이날부터 시작된 시의회 예결특위회의장에 모인 의원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의원들은 “공무원들이 막말 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예산심의를 하느냐”고 격분했다.
가뜩이나 내년 예산심의를 앞두고 시의회와 ‘난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이 같은 사태를 접한 제주시에 ‘비상사태’가 내려진 것은 당연지사.
결국 제주시는 부시장에게 ‘총대’를 메도록 했다.
홍원영 부시장은 이날 오후 ‘정말 내키지 않은 발걸음’을 시의회로 돌려야 했다.

천근만근인 발걸음을 예결특위 회의장으로 옮겨 온 홍 부시장은 의원들 앞에서 고개를 깊이 숙였다.
1000여명 제주시 공무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 상황을 중계하는 폐쇄회로 TV에 쏠렸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시의회는 홍 부시장이 의원들에게 사과하는 그 순간 마이크를 꺼버렸다.
그 순간 한 공무원이 중얼거렸다.

“제주시 공무원은 시의회 앞에선 항상 엎드려 길수밖에 없어”
제주시의회 예결특위는 내년 제주시에 대한 사업예산을 사실상 확정하고 16일 폐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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