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은 왜 일어나는가? 사회운동은 창조적인 변혁과 폭발의 성격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며 열광적인 요소들이 지배하다가, 조직적 형태와 체계적 주장으로 전환하고, 마침내 기구화된 운동으로 정착된다.

우리는 무수한 사회운동을 경험하면서, 그것이 사회적인지, 문화적인지, 종교적인지, 정치적인지를 구분하기가 간단치 않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사회운동에서 메시아니즘적 논거를 찾을 필요가 있다.

메시아니즘이란 메시아를 기다리는 메시아의 오심에 대한 종말론적인 신앙의 태도이며, 우리는 이러한 기독교적 속성 때문에 거부감을 나타낼 때가 있다. 그러나 메시아니즘은 고뇌에 찬 인간의 현실적인 삶을 벗어나서 새로운 삶을 누리도록 하는 사람, 메시아를 기다리는 태도이다.

우리는 가끔, 강자에 대해서는 약자를 편들고 다른 민족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을 편들며 민족에 대해서는 계급을 편드는 것이 더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성서가 말하는 궁극적 나라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 나라는 하나님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해 타산에 밝고 욕심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실리적이고 현실주의적인 사람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경제.물직적 유토피아를 꿈꾸고, 집단.사회적으로 제기된 문제를 집단.사회적으로 역사.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그곳은 어린이 같고 마음이 담담하고 순수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인다. 정신적이고 개인적이며 내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에게만 체험되는 나라이다. 그것은 이미 우리 속에 와 있으며 지금 우리 속을 향하여 설득을 하고 있다. 그곳 사람들은 다른 무엇보다 그 인간성이 새로워진 인간들이다. 아니 그 인간성이 새로워진 사람만이 그 나라의 사람이다.

우리가 이 땅 위에서 성취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이러한 새 사람이다. 새 사람과 같이 있으면, 늘 기쁘고, 즐겁고, 평화롭다. 새 사람은 물질적인 이해관계로 친구를 배신하지도 않고, 자기본위로 남을 헐뜯지 않는다.

그는 마치 맑은 하늘처럼 깨끗하고 고요한 바람처럼 부드럽고, 넓은 바다처럼 시원하다. 있으되 거침이 없고, 없으되 늘 곁에 있는 사람. 아아, 메시아처럼 간절히 기다려지는 새 사람, 새 하늘과 새 땅이여! 이러한 사람과 이러한 나라를 위한 운동이 곧 메시아적이다.

그것은 결코 정치.경제적인 사회운동이 아니고 정신.문화적인 인간성 혁명운동이다. 어떤 사회운동도 결코 새 인간을 탄생시키지는 못할 것이나, 그러나 새 인간은 반드시 새 사회를 가능케 할 것이다. 

아마 이러한 메시아니즘을 기본 이념에 깔고 사회운동에 나선 단체는 아마 YMCA와 YWCA가 아닌가 생각한다.  YMCA와 YWCA는 참다운 인간성의 상실과 비인간화의 모순된 세계를 극복하고 전인의 구원과 전역사의 구원을 목표로 하는 선교 운동체로, 그 전통에 걸맞게 새로운 방향의 사회운동 이념을 창출하고 실천하고 있다.

종의 입장에서, 민중의 입장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비판하고, 건의하고, 행동하면서, 이웃과 사회를 섬기는 일을 한다.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고 흑백논리와 힘의 대결만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 이해와 관용과 신뢰의 싹을 키워가는 있다. 또 이것은 새로운 공동체를 건설하고 사회에 방향감각을 제시하는 구심력이 있는 운동이며, 내일에 대한 꿈과 이상을 심어나가는 운동이다.

북제주문화원 사무국장  김     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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