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의 평소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

 

선한 웃음과 포근한 인상의 김승우, 악역 또는 강한 역을 도맡아 왔던 손병호, 코믹 감초 연기의 전문인 임하룡 등 영화 '나는 아빠다'는 배우들이 가진 평소 이미지를 180도 반대로 이용했다.


온갖 비리를 서슴치 않고, 딸을 위해 총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김승우,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겼음에도 한 없이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손병호, 웃음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임하룡까지 이들 배우들이 선보인 '반전' 매력은 낯선 동시에 매우 신선하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얻기에 충분하다.

'나는 아빠다'는 딸을 살리기 위해 나쁜 아빠가 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던 비리 형사 한종식(김승우)의 사투를 그린 액션 드라마. 영화를 두고, '아저씨', '심장이 뛴다'의 '아류'란 소리도 있었지만 그런 '색안경'은 집에 놓고 오는 게 좋다. 분위기가 비슷하고, 소재가 같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그 두 영화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액션의 잔인함은 '아저씨' 못지 않지만 그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나는 아빠다'는 거칠고, 투박한 액션이 주를 이룬다. 또 김승우, 손병호, 임하룡 그리고 장기밀매조직 등 서로 물고 물리는 인물 관계가 흥미롭다.

이는 '심장이 뛴다'와 확실한 차별점을 만든다. 심장 이식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선택했지만 전개 양상은 확연하게 다르다. '나는 아빠다'는 심장 이식이 필요한 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승우의 '부성'을 전면에 내세워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인물들 사이의 실타래를 풀어간다.


전혀 반대 성격을 지닌 두 아버지를 통해 동일한 부성을 드러냈다는 점도 볼거리다. 김승우는 욕설과 폭력을 달고 다니지만 병실에 누워있는 딸 앞에선 한 없이 작은 아빠다.

평범한 아빠 손병호는 지독한 복수를 꿈꾸면서도 자신의 딸 같은 민지(극 중 김승우의 딸)를 보고 증오를 거둔다. 묵묵히 뒤에서 지켜보는 현실 속 아버지의 모습과도 일치한다. '나는 아빠다'는 세련되진 않지만 투박한 부성 액션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14일 개봉. /CBS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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