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언론 시사회

   
"죽는 것도 힘들지만 (죽는 것을) 지켜 보는 것도 쉽지 않다."


매 작품마다 '죽는 남자' 김갑수가 '지켜 보는 남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갑수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아이리스', '추노' 등 인기 드라마에서 모두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등장한 지 3분 만에 죽음을 맞이했다. 하지만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하 '세상에서')에서는 아내의 죽음을 지켜 보는 남편 정철 역을 맡았다.

김갑수는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열린 '세상에서' 언론시사회에서 "많은 배우들의 작품 속에서 죽는데 내가 몰아서 죽다 보니 유독 돋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뒤 "이번 작품에선 아내의 죽음을 지켜보는 역할인데 죽는 것도 힘들지만 지켜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누구든 살아 있을 때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살아 남은 자(?)의 소감을 전했다.

노희경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영화화한 '세상에서'는 불치병에 걸린 한 여자의 일생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무관심한 남편, 방황하는 자식들을 위해 헌신했지만 암에 걸려 생을 마감해야 하는 인희(배종옥)와 그의 가족들의 아름다운 이별을 담담하게 그렸다.

배종옥은 "원작에서 나문희 씨가 너무 잘해 부담"이라며 "암으로 돌아가신 엄마를 지켜보며 느꼈던 생각과 감정, 아픔들을 끄집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또 그녀는 "감정을 조율하고, 쏟아내는 게 힘들었다"며 "화장실에서 구토하면서 병 자각하는 장면이 있는데 새벽 4시까지 8번 정도 NG를 냈다"고 어려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민규동 감독은 "원작과 차별점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다"며 "15년의 세월이 흐른만큼 현대적인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했고, 엄마의 형태도 변했다"고 밝혔다.


또 민 감독은 "가족의 소중함을 웅변하거나 역설하고 싶진 않았다"며 "슬픔을 슬프지 않게 표현하는 게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21일 개봉. /CBS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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