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 가름길... 올레길...
어릴 적에 어르신들이 길에 대하여 구분하여 부르던 말이다.
올레길은 일상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간새달이(게으름뱅이; 천천히 걷는 것)걸음을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그 속에서 활력소를 얻어 에너지를 충전하는 등 제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제주도민들까지 많이 찾는 길이다.
반면에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우리가 늘 걸어 다니고 차를 타고 다니는 가름(동네)길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가름길은 올레길처럼 좋은 의미의 길이 아니라 양쪽 주차로 인해 승용차조차 지나갈라치면 길을 걷는 사람이 길 옆으로 피해야 하거나 주차된 차량 사이로 비켜주어야만 하는 길로 인식된다. 우리의 건강을 생각해서 간새달이 걸음을 걷는 것이 아닌 자신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좁은 길에 주차를 하는 일부 간새달이 운전자들로 인해 소형차는 물론 구급차와 소방차마저 진입하기 힘들어진 길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가름(동네)길의 상황이 이러한데 119대원들이 빨리 도착하지 않는다고 발만 동동 구르며 기다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설마 내 집이, 내 직장이, 내 가족이 다치진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가? 이러한 안전 불감증 역시 긴급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한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이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 시킬 수도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 좁은 길에 부득이하게 양면 주차를 해야 할 때에는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가 아니라, “나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일들(긴급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지)을 고려한 주차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구조차ㆍ구급차ㆍ소방차 등 모든 긴급차량은 119신고 접수를 받고 5분 이내에 도착하는 것이 최적의 조건이다. 심정지 환자도 5분 이내에 구급대원이 응급조치를 해야 소생률을 높일 수 있고, 화재도 5분 이내에 소방차가 도착했을 때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방통로 확보가 나와 우리가족뿐만 아니라 우리 이웃들의 안전을 위하여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다음 몇 가지를 생활화 하는 것이 좋겠다.

첫째, 큰길에서는 긴급차량이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면서 달려오면 긴급차량에 길을 양보한다.
둘째, 가름길 같은 동네길에서는 양면주차나 길모퉁이 주차를 하지 않는다.
셋째, 소방용수 등 소방시설물이 있는 곳에는 주차하지 않는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일상생활에 지친 몸이 활력소를 얻고 마음에 평화를 얻듯이, 내가 사는 가름(동네)길을 소방차가 여유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내 가족은 물론 이웃들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해 질 수 있다. 올레길은 “놀멍 쉬멍 걸으멍” 즐기고, 동네길은 소방차와 구급차가 “재기재기(빨리빨리)” 진입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인식변화가 필요한 때이다.
올레길은 건강의 길! 동네길(가름길)은 생명의 길!

서부소방서 대정119센터 고 영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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