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檢-警 등 3대 사정기관의 비리 조사

감사원이 14일 ‘유가보조금 지급시스템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제주도내에서 모두 300여건이 넘는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의심사례’가 적발됐다고 한다. 우연이지만 때를 같이해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국가 3대 사정기관이 모종 혐의들을 잡고 압수수색하는가 하면 국고보조사업에 대한 특별감사에도 착수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골프업체 압수수색

 검찰은 지난 13일, 모 골프-리조트 개발업체를 전격 압수수색했다고 한다. 이번 압수수색에서 검찰은 회계장부 등 일체의 관계서류를 가져간 모양이다. 앞서 검찰은 이 업체가 2~3년 전 개발사업과 관련,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당국과 금품이 오고 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혐의를 받고 있는 업체가 사업 인허가를 둘러싸고 과연 비리를 저질렀는지 여부는 아직 속단할 수 없다. 이후 검찰 수사를 더 지켜봐야 판가름 날 것이다.
 검찰은 이 업체의 범죄 유무에 관계없이 골프 천국처럼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내에 골프장 난립 현상을 불러온 이면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기존 골프 업계의 경영부진에도 불구, 당국이 골프장 인허가를 계속 남발하는 이유를 분석해 볼 필요성이 없지 않을 줄 안다.
 출혈 경쟁으로 인한 경영 부실은 물론, 청정지하수를 고갈-오염시킬 우려가 있는 골프장들을 작은 섬 지역에 총 30여개나 허가해 주지 않으면 안 될 속사정을 도민들도 알고 싶어 한다. 우선 검찰은 이미 압수수색한 업체의 범법사실 유무부터 철저히 가려내기 바란다.

 경찰은 쓰레기 매립장 압수수색

 검찰이 골프업체를 압수수색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4일, 제주지방경찰청도 서귀포시 색달동 쓰레기 위생매립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도 역시 회계장부와 그 외 수사에 필요한 서류들을 몰수해 갔다.
 경찰이 쓰레기 위생매립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자재 납품업체와 공무원과의 금품수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경찰 수사 관계자의 말처럼 업체와 공무원 간의 유착 관계는 추가 수사를 해 봐야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어쨌거나 검찰과 경찰의 압수수색 목적이 모두 업체와 공무원 사이의 금품 수수 등 비리 유무를 밝히는 데 있다는 점에서 똑 같다. 검-경 모두가 사건의 진실을 명쾌하게 가려내는 데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

감사원에선 ‘해양과학관’ 特監

 감사원에서는 지난 13일부터 국고보조사업인 ‘해양과학관’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특별조사국 조사관 4명이 2주간 정밀 감사를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기획감사 팀이 아닌, 공직자 비리 조사팀이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억측이 구구하다.
 특히 이번 특감은 주로 국고보조 사업들에 대해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필요에 따라서는 감사 방향이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다. 도민들도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들을 방만하게 추진하려다 말썽을 피운 예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검-경의 압수수색, 감사원의 특별감사,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등으로 제주가 심상치 않다. 3대 사정기관은 여기에 괘념(掛念)치 말고 비리가 있으면 쾌도난마 하듯 곪은 데를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 원래 제주는 삼다삼무의 전통처럼 청렴도 전국 1위였는데 근년 들어 부패사회로 점차 빠져드는 느낌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할 곳이 다름 아닌 3대 사정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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