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재.보선에 나설 사람이 많다. 그만큼 유권자의 선택의 폭도 넓게 됐다. 그러나 그것이 정녕 반가운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모처럼의 선거 분위기를 흐려 놓지 않을까 걱정된다.

엄밀히 따져 이야기한다면, 선거에 나설 사람이 따로 있고, 나서지 말아야 할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선거에 나설 수 있다. 우리가 각종 선거에서 경험했듯, 그것은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나설 수는 없는 일이다. 거기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 선거 분위기가 달라졌다하여 ‘망둥이가 뛰듯’ 너도나도 덤벼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거에 나서려면 그 각오와 결단이 남달리 비상하고 진지한데가 있어야 한다. 모두가 제멋에 겨워 ‘비상하고 진지하다’고 자만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제3자의 검증이 가능해야만 한다. 얄팍한 정치적 술수로 호기(好機)다 싶어 그 기회를 노리는 것은 본인을 위해서나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마치 ‘한 자리’하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착각한다면, 그것은 지방정치의 혼탁만을 초래할 뿐이다.

이번 선거에 나서려는 사람들은 이 시점에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우선 투철한 지역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냉철하게 스스로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오로지 지역 사회를 위해 일하겠다는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확고한지도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안목, 더 나아가 민주적 행정을 영위할 수 있는
능력, 비판과 토론을 활발히 전개하고, 그것을 수용할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살펴봐야 한다.

스스로를 평가하여 한 점 부끄러움이 있다면 아예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것이 바로 지역 사회를 위하고, 본인을 위하는 일이다.
이번 선거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공명선거를 이루려는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겠지만, 출마하고자 하는 사람부터 스스로를 돌아보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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