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3개소 기존상권 잠식-도 체인본부 가맹점 수백곳 감소


대기업이 자회사 형태 등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른바 24시 편의점이 어느새 제주 전역 골목길을 점령했다.

이른바 동네 슈퍼마켓으로 지칭돼 온 토착골목상권이 이들 편의점의 자본공세 등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서면서 골목상권의 입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17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간담회를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강기춘 교수(제주대학교 경제학과)는 ‘골목상권 살리기 대책수립을 위한 정책제언’자료에서 지난해 10월 현재 제주에서 영업하는 편의점은 모두 533개소로 인구 1070명당 1개꼴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의 편의점 1개소당 평균 인구 3000명과 비교해 무려 3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편의점 수는 2004년(연말 기준) 157개소, 2010년 346개소와 비교해 각각 3.4배, 1.5배 늘어났다.

연도별 편의점 증가율은 2008년 12.4%, 2009년 10.2%, 2010년 39%, 2011년 54.0%로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동네슈퍼마켓 가맹점은 2007년 9월 1254개소에서 지난해 5월에는 819개소로 34.7%(435개소)나 감소했다.

제주도체인본부에 가입된 골목슈퍼 가운데 특히 가장 수가 많은 남양체인 가맹점의 경우 2007년 9월 674곳에 이르던 것이 지난해 5월에는 376곳으로 44.2%까지 격감했다.

이들 가맹점은 전년과 대비해 매출액이 줄었다는 응답이 2010년 상반기 42%, 하반기 44.8%, 2011년 상반기 54.6%로 점차 늘어 경영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골목상권이 침체하는 이유로는 대형할인점 진출 4.35(5점 만점 기준), 대기업 편의점 확대 4.32, 경기 침체 3.67, 소비자 취향 및 생활 스타일 변화 3.61, 업체의 공동 노력 부족 3.47 등을 들었다.

강 교수는 "편의점은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상품이 다양해 이용자들이 증가하는데다 조기 퇴직자와 자영업자 등이 창업에 뛰어들어 편의점이 난립하고 있다"며 "관광객 등 유동인구를 고려하더라도 제주 지역의 편의점 수는 300개를 넘지 않아야 적정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특히 “골목상권 육성을 위해 공동 구매.판매.물류, 점포별 컨설팅, 지역주민.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밀착형 서비스 개발, 시설 개선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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