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이어 살아온 땅 내놓을지도 의문...탐라광장 사업 ‘시동’

 

제주의 관문인 산지천 하류 일대에 야시장과 테마거리 등을 조성하는 '탐라문화광장' 사업이 본격화 된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 제주시 구도심권 산지천을 중심으로 한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 관련 주민설명회를 오는 8일 오후 3시 영상문화예술센터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이 사업의 정체성과 배경에 숱한 의문이 제기돼 온 탐라광장사업은 무엇보다 해당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이 사업에 공감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지천 인근에 대대로 살아온 토착 주민들의 경우 적지 않은 수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토지를 팔아야 할 상황이이서 이들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탐라광장 사업을 구도심 살리기 사업으로 몰아가는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원도심의 중심지 격인 이른바 묵은성 일대와 관덕정을 중심으로 하는 옛 제주대병원 일대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앞으로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제주도는 이번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사업 참여 방안과 사업협의회 구성, 지역주민 중심의 추진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게 할 예정이다.

제주도가 이처럼 주민설명회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악의 경우 해당 지역 토지를 강제 수용해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이 같은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사전 정지작업을 벌인 뒤 결국에는 이 일대 매수대상 토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이를 사들이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협의매수에 응하지 않은 토지주에 대해서는 강제매수권(수용)을 발동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제주도가 밝힌 탐라광장의 내용은 제주를 대표하는 신화 조형물과 잔디 광장, 전망 스탠드, 야외무대, 파고라, 야외 테이블 등으로 꾸며진다.

동문로터리 해병탑에서 중국피난선이 있는 구간 도로를 폐쇄하고 산지천을 따라 바람·돌·물·쇠·달·풀을 주제로 한 6개의 테마정원이 조성된다.

또 노면수로, 유선형 도로, 제주향토음식 테마거리, 세계음식 테마거리, 카페 거리와 문화관광 노점, 수중 및 벽천 분수, 징검다리 등도 만든다.

제주의 독특한 문화유산인 칠성대와 아치형 돌다리인 홍예교, 김만덕 객주터 등도 복원하게 된다.

제주도는 세계음식점과 테마 카페 등은 민간자본을 유치해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민자 유치 활성화를 위해 현재 상업지구인 이 일대를 도시환경 정비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우근민 지사의 임기에 맞춰 2014년 완공목표인 이 사업에는 민자 352억원을 포함해 752억원이 투입된다.

제주도는 올해 토지매입을 시작으로 2월 중 실시설계 현장공모를 한 뒤 오는 11월에는 제주의 정체성을 살린 작품을 확정, 2013년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국비가 지원되지 않은 가운데 추진되는 사업이라는 부담과 자칫 ‘치적사업’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 탐라문화라는 정체성과 실체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 등 실타래처럼 엉킨 숙제들을 제주도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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