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 김태길씨(66)가 '3장6구45장' 구조화된 그릇 속에 다양한 시세계를 펼쳐놓은 '깨어나라 여의도여'을 펴냈다.
김씨가 그 동안 펴낸 시조집이 세상을 향해 다소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내딛었다면 이번 다섯 번째 시조집인 '깨어나라 여의도여'는 그 단계를 뛰어넘어 세상 속으로 발을 깊숙이 들이미는, 중심 주체로서의 할말을 당당히 보여준다.

'깨어나라…'는 1부에서 6부까지 '한라산 가는 길' '깨어나라 여의도여' '붉은 악마' '재생' '영령들의 함숨소리' '기원에서'로 꾸며졌는데 특히 제1부에서는 무분별한 개발과 외세의 바람 속에서 제주의 혼을 지키려고 하는 의지가 곳곳에 배어 있다.

제주는 수 없는 외세의 침탈, 몽고의 지배, 유배지의 아픔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또 아우르며 살아온 땅으로 김씨는 그러한 설움의 역사를 시조 곳곳 대목마다 심어놓았다.
더욱이 그는 현재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는 개발과 자연훼손 등을 어느 강자에 의해 자행되는 침탈이라고 꼬집고 있다.

김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차라리 아무 말 없는 저 그림처럼' 되기를 꿈꾸지만 소임을 다하지 못함을 통탄하며 1부에 실린 '회초리'에서는 마침내 자신에게 회초리를 들며 재생과 회복의지를 간절히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김태길씨는 제주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제주중앙여중 교장, 제주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전국한자교육연합회 제주도지회장, 제주노후생활문화연구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또한 '깨어나라…'이에 시조집 '마라도등대' '청진기 앞에 서다' 등을 펴냈고 동백문화상, 한국일보 제정 교육자대상, 옥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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