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월의 이미지 형성화 도문예회관 전시실

만월(滿月)을 품은 낭만주의 화가 김재경씨(49)가 흑과 백, 그 대비의 미학을 소개한다.
19992년, 2002년에 이어 세 번째 기획한 개인전.
그는 유년시절 느꼈던 공포감과 포근함의 풍경들을 슬그머니 꺼내어 작품에 그려넣었다.

유년의 달밤. 달빛 아래서 느낀 차가움과 포근함의 대비.
동그랗고 커다란 보름달이 푸근하면서 정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달과 공존하는 어둠은 그 깊이로 두려움을 주기도 한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몇 줄기 발빛은 위안은커녕 등골을 시리게 하고 먼 밤길을 걷는 소년의 사연에 따라 공포감은 더욱 커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화가는 작품에 만월을 그려 넣지는 않는다.
그에게 만월은 하나의 포근함을 향한 그림움의 상징이며 성장기에 필요했던 갈망이었기에 만월은 자연속 달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으로서의 완벽한 이상을 꿈꾸는 따뜻한 기원의 덩어리였던 것이다.

이렇게 김씨는 19세기 낭만주의 화가들처럼 자연에 다가서면서 자연과 멀어짐에 따라 자연상태의 태도를 취하는 등 자연과 자유에 대한 숭배정신을 짙게 드리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통해 수묵의 표현에서도 동양적인 산수화풍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한편 이번 김재경씨 전시회는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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