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이탈 지능화·조직화···대책 마련 시급

무사증으로 제주에 들어온 후 위조된 신분증을 이용해 허가 없이 제주를 빠져나가려던 중국인과 국내 알선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최근 들어 무사증 입국자들의 무단이탈 시도가 늘어나고 있고, 수법도 점차 지능화되고 대담해지고 있어 관계기관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위조 주민등록증과 출처가 불분명한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무단이탈을 시도한 혐의(공문서 위조 및 제주특별자치도법 위반)로 중국인 A(27)씨 등 4명과 한국인 알선책 B(47)씨 등 2개 조직 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인 A씨 등 2명은 지난 3일 오후 1시40분께 알선책로부터 받은 위조 신분증을 갖고 제주공항을 빠져나가려다 경찰과 출입국사무소 직원에 의해 검거됐다.

또한 나머지 중국인 2명도 같은 날 오후 3시30분께 제주를 빠져나가기 위해 제주공항 보안검색대에 위조 신분증을 제시하다 검거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중국인의 무단이탈을 도운  한국인 알선책 B씨(47)씨 등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서로 다른 일행인 이들 중국인은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했으며, 무단이탈에 성공할 경우 중국 내 모집책에게 1인당 800만원을 주기로 약속하고, 각각 입국해 알선책 지시에 따라 무단이탈을 시도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특히 이들은 기존 화물차량 적재함 등에 은신해 선박편으로 이탈해 오던 수법에서 벗어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2명 단위 소규모로 이동하면서 위조 신분증을 마치 자신의 것인 양 제시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경찰은 알선책 B씨가 중국어와 현지 사정에 능통해 중국을 자주 왕래했던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전문적으로 중국인들의 이탈을 알선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경찰조사 결과 알선책들은 경찰의 추적망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과 뒤따라 입국했다가 재차 중국으로 건너가 신분증을 위조하는 등 주도면밀하게 무단이탈 계획을 세워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알선책은 경찰조사에서 “단지 심부름만 한 것”이라며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에는 무단이탈자의 증가와 더불어 무단이탈 수법이 더욱 지능화·조직화되고 있어 관계기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지방경찰청과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유관기관 합동대책회의를 개최해 협조사항을 논의하는 한편, 공항만 관계자 등과 무사증 입국자 무단이탈 방지·검거대책을 수립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검거는 중국인 관광객이 숙소를 이탈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공항만 감시활동을 강화하던 중 이뤄진 것”이라며 “중국인이 사용한 신분증의 진위 여부와 또 다른 알선책 개입 여부에 대해선 계속해서 수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앞으로도 도내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해 알선조직 활동 근절과 무사증 입국자 이탈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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