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든 추석이든 연휴때면 누구나 머릿속에 극장가 지형도를 그려 넣는건 당연지사.
하지만 이미 극장가 지형도를 펼쳐놓았다면 그 다음은 어떤 영화를 볼지도 골칫거리.
그런 고민을 말끔히 씻어줄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흥행세를 몰고 있는 ‘공공의 적 2’와 ‘말아톤’, 영화 상영 전부터 논란을 일으켰던 ‘그때 그사람들’, 화려한 액션이 돋보이는 ‘콘스탄틴’, 현대식 사랑방정식을 풀어놓은 ‘클로저’ 등 설 연휴를 맞아 관객몰이에 나선 영화들을 미리 만나본다.

말아톤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꿈꾸는 자폐증 청년에 대한 이야기.
영화는 ‘자폐는 병이 아니라 장애’라고 못박은 후 정상인도 도전하기 힘든 마라톤을 영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 자폐아인 초원(주인공)이 서서히 주변 사람들과 교감하면서 결국 혼자 힘으로 마라톤을 완주하는 모습을 통해 영화는 ‘장애는 뛰어넘는 것, 돌아서 가는 게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극중 손가락 열마디를 제각각 움직이면서 초점없는 눈빛으로 자폐증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배우 조승우의 열연에 대해 관객들은 찬사를 보낸다.
감동과 웃음의 적절한 조화로 장애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시도한 영화 말아톤은 가족이 함께 보면 더욱 좋을 영화.

공공의 적2

소름이 끼칠 정도의 사악함으로 가득 찬 ‘적’ 한상우(정준호)는 단순한 악역이 아닌, 지능적이고 철저하게 나쁜 놈으로 변신. 그를 잡고자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비는 검사 강철중(설경구)은 극중 “할 말 못하고 할 도리 못하면 검사질 안 한다ꡓ는 대사로 가슴에 말 못할 응어리를 달고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해준다.

검찰청 최고의 꼴통검사 강철중에게 명선 재단 이사장 한상우 사건이 접수되고 특유의 기질로 나쁜 냄새를 직감, 자기 담당도 아닌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치밀하게 전개.

대다수로 하여금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게 만드는 소수의 나쁜 사람들, 바로 ‘공공의 적. 그들을 향해 날카로운 화살을 명중시켜 관객들로 하여금 가슴을 후련하게 하는 만드는게 영화의 매력.

그때 그 사람들

픽션으로서 지니는 완성도 높은 연출력에도 불구하고 10ㆍ26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선택했다는 이유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
박정희 전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가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법원에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다큐멘터리 세 장면을 삭제하는 조건아래 상영을 허용.

때문에 영화는 상영 전부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정공으로 무언가를 콕 찝어낸다기 보다는 그 시대를 뭉뚱그려 비꼬는 듯한 블랙코미디의 냄새가 진하다.
정치성이 짙은 리얼리즘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게서 일말의 호기심이라도 품고 있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봐야 하는 영화.


콘스탄틴

헐리우드 스타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
인간세계와 지하세계를 모두 경험한 존 콘스탄틴(키아누 리브스)이 악의 세력이 점령한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현실 안에 천국과 지옥이 공존한다는 독특한 세계관과 만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화려한 비주얼, ‘메트릭스’에 이어 다시 세상을 구원하는 영웅으로 등장하는 키아누 리브스의 매력이 주된 볼거리.

클로저

‘첫눈에 반하는 치명적인 사랑’을 모티브로 남녀 네 명의 섬세한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사랑한다면 나를 용서하라는 유능한 사진작가 애나(줄리아 로버츠), 도대체 만질 수도 볼 수도 없는 사랑이라는 게 뭔지, 달콤한 말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당돌한 미국 처녀 앨리스(나털리 포트먼). 사랑이 뭐 그렇게 대단한 거라고, 필요하다면 거짓말도 하라는 가난한 소설 작가 댄(주드 로), 타협이 뭔지 모르는 당신은 사랑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른다는 현실주의자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언)의 얽히고 설킨 현대 사랑학에 대한 보고서.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