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재추진 움직임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비쳤던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입장 변화를 보이면서 케이블카 사업을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게다가 시민사회단체들은 여전히 반대를 하고 있는데다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도 찬반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태에서 사업자가 이미 끝난 것으로 알려진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끄집어 내 분란만 일으킨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주민들 간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높다.
▲ 비양도 케이블카 조감도

◆제주도, 관련 절차에 따라 원칙적 행정집행
라온랜드㈜는 지난해 12월 31일 ‘비양도 관광케이블카 개발사업 예정자 지정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했다.

라온랜드㈜가 제주도에 제출한 사업계획은 3년 전 제출한 내용으로, ‘30년 이후 제주도에 기부채납(寄附採納)한다’는 내용이 추가되고, 그 외의 사항은 그전 사업계획과 같은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일단 새롭게 시작되는 사업으로 보고, 처음부터 다시 행정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예정자 지정 신청에 대한 처리 기간은 30일이지만 연장이 가능해 60일 정도면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관련 실과별로 개별법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25일 1차 검토결과를 각 실과별로 받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업예정자가 지정되더라도 경관 심의와 환경.교통.재해위험 등 각종 심의를 거쳐야 하며, 또 제주도의회의 동의도 받아야하는 등 아직 케이블카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 될 지는 미지수다.

◆1952m 규모 해상 케이블카 설치 대규모 프로젝트
라온랜드㈜는 사업비 320억원을 투입해 한림읍 협재리와 비양도를 잇는 길이 1952m 규모의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는 계획으로, 58m 높이의 주타워 2개가 설치된다.

비양도 케이블카사업은 2008년 3월 라온랜드㈜가 개발사업 예정자가 지정되면서 본격화됐다.

이어 도시계획시설 결정, 환경영향평가 심의 등을 거쳐 제주도의회에 동의안의 상정됐지만 2010년 3월 심사 보류되면서 무산됐다. 이어 2011년 3월 사업예정자 지정이 해제됐다.

특히 민선5기 우근민 도정이 들어오면서 원칙적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데다 환경단체 등 지역시민사회 단체들의 반대로 사업자인 라온랜드㈜가 사업 추진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후 라온랜드㈜가 ‘30년 이후 제주도에 기부채납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해 지난해 12월 31일 개발사업 예정자 지정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하면서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천혜자연경관 파괴 및 안전성 문제 등 사업 반대
환경단체는 물론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가 안전성과 환경파괴 등 수 많은 문제점을 제시하며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시민사회단체들은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비쳤던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입장 변화를 보이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16일 제주시 연두방문에 나섰던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기자간담회에서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예정자 신청과 관련한 세부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전제한 뒤 “찬반이 갈린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원시시대로 살아야 하는 데 그럴 수는 없다”고 밝혀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이에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비양도 케이블카 사업 재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6개 시민단체는 17일 공동 성명을 통해 “경관 훼손과 사유화 논란 이 외에도 안전성 문제, 환경파괴논란, 절차상 특혜시비 등 수 많은 의혹과 문제가 발견돼 무산된 비양도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재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제주의 대표적인 경관지역을 훼손하고 이를 기업의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계획이 타당하고 설득력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우 지사의 이번 발언은 경관보전정책의 후퇴 우려는 물론 세계7대 경관을 자랑하며 내세우는 제주도의 경관보전의 진정성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림 등 지역과 상생하는 사업 추진
지난해 12월 31일 비양도 케이블카에 대한 개발사업 예정자 지정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한 라온랜드㈜는 지난번 환경단체 등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이 무산됐던 점을 인식한 듯 조심스럽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라온랜드㈜는 비양도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지역주민들의 이동 편의는 물론 관광객 유치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시 한림읍 등 지역 사회와 유대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지역과 상생하는 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역 주민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

라온랜드㈜ 관계자는 “제주도에 비양도 케이블카에 대한 개발사업 예정자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절차가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지금은 말 그대로 사업 준비단계다”며 “지난번과 달라진 점은 케이블카를 조성한 뒤 30년 후 제주도나 지역 마을에 기부채납 의사를 밝힌 것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면 비양도 주변 경관을 최대한 살리는 것은 물론 친환경적으로 시설할 것”이라며 “특히 라온 골프장과 건설, 레저개발 등 대부분의 라온 업체가 한림과 한경면 등 에 위치한 만큼 지역주민들과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