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움이 아니라 기다려주는 것을 원합니다”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 11일 한라체육관서 3000명 참가 우승 김화용·준우승 양영순 차지

2019-04-11     박세인 기자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가 11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2위를 차지한 양영순씨가 결승점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지난 해 시각장애인을 만났다. 그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을 보면 무조건 도와주려고 하는 것보다는 한 템포 쉬고 도와달라는 말을 했다. 예를 들면 넘어졌다고 후다닥 달려가 일으켜 세워주는 것보다는 그가 안전한지 주변을 살핀 후 그가 혼자서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 한 번 기다려달라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도움은 아니”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경기규칙, 휠체어 선수는 타인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등수에서 제외된다. (단, 장애물이나 넘어졌을 경우에 도움 받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 자원봉사자 등 타인의 부축을 받거나 손을 잡고 경주하면 반칙으로 간주해 입상에서 제외한다.

이 룰들은 제27회 장애인 마라톤대회 규칙이다. 11일 한라체육관에서는 제20회 제주시장애인한마음축제가 열렸다. 축제의 프로그램 중 장애인 마라톤대회 참가유형은 지체장애인(휠체어), 청각·언어 장애인, 시각 장애인, 지적발달·정신 장애인, 신장 장애인으로 구분된다. 이들의 출발순서는 경찰 오토바이, 경찰차, 지체장애인(휠체어), 청각·언어 장애인선수, 시각 장애인선수, 지적발달·정신 장애인선수, 신장 장애인으로 출발순서가 정해져있다.

총 5Km가 그들의 마라톤이다.

이날 1위와 2위는 지체장애인(휠체어) 김화용(50)씨와 양영순(66)씨다.

김화용(50)씨는 “사고로 척추손상이 돼서 하반신이 마비됐다. 상체를 단련시키기 위해 집에 갈 때 올 때 배드민턴 운동을 한다. 휠체어 같은 경우 집에 갈 때는 차를 부르고 하는데 되도록 밀고 내려가려고 한다. 37분만에 들어와 기분이 좋다”고 1위가 된 소감을 밝혔다.

이어 2위로 마라톤 결승선을 끊은 양영순(66)씨는 “해마다 올해는 하지 말아야지 해도 또 하게 된다.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뛸 것이 아닌데 뛰면 1등, 2등 하니까 아직 내가 살아있구나”고 느낀다며 “양영순 화이팅!”이라고 외쳤다.

이 날 마라톤외에도 걷기대회가 펼쳐졌는데 경기규칙은 뛰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았을 경우 등수에서 제외된다(단, 넘어졌을 경우 도움을 받는 행위는 해당되지 않는다)로 명시됐다.

무조건적인 도움은 상대방을 진심으로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