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31일 제주서 피해 저감 방안 전문가 회의
전면 포획보다는 ‘밥자리 옮기기’ 등 대안 수용 관심

문화재청은 마라도 길고양이로부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회의를 21일 세계유산센터에서 개최한다. 사진은 마라도 길고양이 대상 활동 현장. [사진 출처=동물자유연대]
문화재청은 마라도 길고양이로부터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보호하기 위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회의를 21일 세계유산센터에서 개최한다. 사진은 마라도 길고양이 대상 활동 현장. [사진 출처=동물자유연대]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 보호를 위해 문화재청이 마라도 길고양이를 포획해 이주시키기로 한 가운데 대안을 찾기 위한 회의가 개최된다.

문화재청은 31일 오후 2시 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천연보호구역 생물 피해 저감을 위한 대처 방안 마련 전문가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마라도의 쥐와 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천연기념물(제450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뿔쇠오리에 위협이 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뿔쇠오리는 전 세계 5000여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데 국내에는 300여쌍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 뿔쇠오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인도에서 서식하고 있어 학계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유입한 이래 고양이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뿔쇠오리 서식지에 침범해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실제로 김유진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연구원 등은 2020년 2월 한국환경생태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제주 마라도에 서식하는 고양이의 개체군 크기 및 행동권 추정)에 “마라도에 번식하는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의 번식지에 5마리, 섬개개비의 번식지에 6마리가 접근하는 것을 각각 확인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의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에는 제주도와 서귀포시, 세계유산본부 관계자 등과 마라도를 현장 조사했다. “단계적으로 방안을 마련”해온 문화재청은 고양이를 대대적으로 포획한 뒤 도내 동물보호소로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의에 참석 예정인 김란영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대표는 “뿔쇠오리 보호를 위한 조치는 필요하다”면서도 “대체 방안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고양이의 행동반경 3~4㎞를 감안해 밥자리를 옮겨도 (야생동물 보호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가 싫어하는 냄새를 조치하는 장기적인 방안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고양이와 뿔쇠오리, 마라도 주민 등이 공존하는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며 “문화재청도 대안 모색을 하는 것 같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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