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매일이 올해 ‘다문화가정 기획–제주에서 만나는 세계’라는 20편의 기획 기사를 통해 마주했던 제주도내 외국이주민들은 서로의 차이 보다 공통점에 주목해주길 희망했다. 피부색 등 생김새가 다르다는 편견을 걷어내면 서로의 닮음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통계청이 지난 11월 발표한 2021년 기준 제주도내 외국이주민은 3만2643명으로 제주도 전체인구 67만3107명 대비 4.8%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전체 인구 5173만8071명 중 213만4569명의 외국이주민 비율이 4.1%인 점을 감안하면 제주는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우리 모두가 삼촌이 돼야 합니다. 이웃들이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해 주고 그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관심을 갖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제주매일과 만난 이상구 서귀포시가족센터 센터장은 한국사회가 다문화가정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건강한 가정은 한 사회의 건강과 행복의 기본이다. 최근 만연한 저출산, 중년기 이혼의 증가, 가정폭력 등 가정 내 문제는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과거에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의 가정사로 여겨지던 문제들이 이제는 사회의 도움과 지원이 절실한 문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제
“제주의 결혼이민여성을 포함해 모든 외국인들이 한국생활에 잘 적응해 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업무이자 보람이죠.”제주매일과 만난 베트남 출신의 통역원 이혜원씨(34)는 이같이 말했다.제주특별자치도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외국인만 2만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말 그대로 다문화, 글로벌 시대다.특히 제주도내 다문화가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출신 국가는 베트남이다. 도내 다문화가정 학생 부모의 국적 중 베트남은 861명으로 629명인 중국보다 많다. 도내 전체 다문화가정 부모는 2661명으로 베트남 가정이 32%를 넘는 비중을
세르파락쿠씨(네팔, 29)와 팜티김오안씨(베트남, 27)를 포함한 16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은 지난 2일 애월농협(조합장 김병수)이 주최한 ‘다문화 여성대학’ 수료식에서 실버인지운동지도자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총 10회에 걸친 교육을 통해 다문화가족의 언어, 문화, 소득안정을 위한 지원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 고령화된 농촌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여성들을 영농후계자로 육성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특히 실버인지운동지도사 2급 자격증은 치매인식개선교육의 일환으로 문화차이에 따른 고부간의 갈등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학교와 마을 공동체 모두가 나서야 하죠”김정아 김녕초등학교(교장 김양선) 교사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빗대 이같이 강조했다. 다문화가정과 원주민이 어우러진 김녕 마을에 꼭 맞아떨어지는 말이다.제주 김녕초등학교는 전교생 101명 중 다문화가정 학생은 20명이다. 전체 20%에 육박할 정도로 제주 도내 모든 학교 중 다문화가정 비율이 가장 높다. 아이들은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만큼 어울리는 데 거리낌이 없다.김정아 교사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어울리
지난 10일 늦은 오후 서귀포시가족센터(센터장 이상구) 내 연습실에서는 가수 혜은이가 1977년에 발표한 ‘감수광’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서귀포시 소재 다문화가정 어린이들로 구성된 ‘블리스 어린이 합창단’은 공연을 앞두고 한창 연습 중이었다.어린이 합창단은 오는 19일 오후 5시 서귀포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진행되는 ‘제7회 제주어 詩(시)와 음악이 흐르는 문학회’에 초청돼 무대에 오른다. 이 공연은 정예실 제주한라대학교 국제관광호텔학부 관광일본어과 교수가 주관한 자리다.‘천상의 기쁨’이라는 뜻을 지닌 블리스 합창단은 2018년
“결혼 이주여성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저를 믿도록 하는 것이 업무의 시작이죠”제주시가족센터에서 다문화사례관리사로 근무하고 있는 중국 출신의 이경월씨(50)는 다문화가정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일반적인 문제부터 법적 문제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이씨는 “가정마다 겪는 어려움은 제각각이다. 개인 정보 보호법상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경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면서 “법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변호사 사무실이나 법률사무소에 동행하기도 하고, 몸이 아픈데 곁에 아무도 없으면 병원에 함께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결혼이
결혼이민여성이 동등한 한국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통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원체계 구축이 요구되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제주도내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전국(17.4%)과 대비해 12.7%로 낮지만 2017년 8.5% 대비 4.2%p 증가했다.일자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정보/취업알선의 부족(16.0%)과 일자리 경험/경력 부족(16.0%), 자녀 돌봄 및 교육의 어려움(10.5%)이 컸다. 더군다나 코로나19라는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고용시장에 암운이 짙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고국을 떠나 제주에 정착한 다문화 가정 여성도 예외가 아니다. 결혼이민자 이설(40)씨도 민간외교관이라고 자처한다. 겨울에 태어났다는 뜻의 이름인 이설씨는 중국 하얼빈에서 한국으로 이주해 제2의 삶을 설계하고 있다.이설씨는 “하얼빈은 중국에서도 그다지 유명한 도시가 아닌데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 알고 있어 놀랐다”며 “한국 사람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한국 교과서에 수록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통해 한국문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한국
흔희들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라고 말한다. 각 나라의 전통음식을 기반으로 문화를 알리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음식은 사람과 문화를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지난 9월 21일 제주대학교에서는 모처럼만에 활기가 넘쳤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1년 중단됐던 축제가 3년 만에 부활된 것이다.제주대학교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들도 아라뮤즈홀 앞마당에서 학교축제와 연계해 ‘JISO & JNU와 함께하는 2022 세계 음식 축제’를 열었다.친구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당연한 일상을 잃어버렸던 시기를
‘유엔 세계 평화의 날’인 21일 저녁 제주시 남성마을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 새탕라움에 들어서자 해맑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익살스럽게 웃는 아이들, 달콤한 휴식 시간 등 특별한 것 없는 일상의 순간을 담은 사진이지만,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새탕라움에서는 오는 25일까지 답엘에스(DAP LS, 이혜령, 신상미)의 ‘하시쿠시, 다시 웃어요’ 사진전을 열고 있다.답엘에스는 방글라데시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두 명의 활동가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으로, 제주에서 방글라데시와 개발도상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계기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인류 보편적 가치인 평화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유행하는 동안 여성, 소수민족, 장애인 등 취약 소외계층을 표적으로 한 혐오와 낙인은 바이러스 전파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퍼졌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냉전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는 상황에서 혐오와 비인간화는 전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다양성과 공존이 아닌 혐오와 차별하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더불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혐오 현상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
포도뮤지엄 기획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는 여러 시대의 디아스포라와 다양한 층의 소수자가 처한 소외와 어려움을 공감하고, 진정한 공존과 포용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새기게 한다.분쟁 지역의 국경에서 인류애를 발휘해 전쟁 난민들을 살리기 위해 힘쓰고 이주민들을 돕는 이들도 많지만 이주의 원인이 되는 전쟁과 노동, 기후 등 다양하고 절박한 이슈가 왜곡되거나 무시되고, 근거 없는 막연한 두려움에 혐오 대상이 되기도 한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가 대표적이다. 현재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도 600만명이 넘는
체도마씨(29)는 네팔의 추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네팔에는 매년 9월말에서 10월 초쯤 한국의 추석이라고 불리는 ‘다사인 축제’가 열린다. 다사인은 매년 네팔 달력 비크람 삼밧(Bikram Sambat) 여섯 번째 달인 아슈윈(Ashwin)의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보름달이 뜨는 날까지 15일 동안 열린다. 힌두교 여신 ‘두르가’를 숭배해 종교적인 성격이 강함에도 네팔 국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가장 큰 축제이자 명절이다.이 시기는 추수를 마쳐 풍족함이 넘치는 때여서 네팔인들이 새옷을 장만해 입고 가족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신의 나라를 떠나 한국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결혼이주여성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제주의 다문화 혼인 건수는 226건으로 전국 1만6177건의 8.8%를 차지한다. 이는 지역별로 보면 충남(9.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처럼 제주는 전국에서 다문화 혼인 비중이 월등히 높은데다, 다문화 출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지금의 결혼이주여성은 과거에 비해 경제력과 한국어 능력은 향상됐지만 여전히 한국어와 문화적 차이에 대한 어려움은 존재한다. 특히 제주
필리핀 출신의 김체린씨(54)는 제주에서 제3의 삶을 설계해 살고 있는 이주여성이다. 필리핀에서 대학 강사로 근무했던 김씨는 200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제주로 이주했다.2007년 딸을 낳으며 여느 가정과 다름없는 행복한 삶을 살던 김씨는 그해 남편이 간암으로 사망하자 평범한 일상이 깨졌다.남편이 사망한 이후 김씨는 제주의 모 학원 영어 강사를 하면서 어린 딸을 돌봤다. 젖먹이 딸 육아에 경제활동까지 ‘이중고’를 겪는 등 억척스런 삶의 연속이었다.그의 기구한 삶을 보듬어 준 건 지금의 일본인 남편이다. 김씨는 사망한 남편의 어머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고려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이다. 유달리 ‘정’이 많은 것도 한국인 정서와 비슷하다. 그러나 문화적 차이는 존재한다. 특히 음식문화가 그러하다. 우즈베키스탄은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제주매일은 다문화가족 문화교류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다문화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우즈베키스탄은 이웃 나라의 유목민과는 달리 항상 농업과 가축 사육을 하는 정착 국가다. 비옥한 계곡에서 우즈벡 사람은 채소와 과일, 곡물을 재배했다. 그들은 대부분의 요
26일 김녕어울림센터에서 모인 제주 아이들은 베트남 전통 삿갓인 농(논나)에 태극기와 베트남 국기를 나란히 그려 넣었다.제주매일과 함께하는 다문화가족 문화교류 지원 사업 일환으로 다문화 특산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부모 참관 없이 아이들만 참여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박가인(베트남 이름 쩐티화, 35) 조천 다문화교육센터 강사는 아이들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능숙하게 강의하면서 아이들의 관심을 이끌었다. 응원황린씨(20)도 박씨의 강의 진행을 도왔다.농은 ‘잎으로 만
각국의 음식과 전통의상은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하는 매개체다. 특히 글로벌 시대, 다문화사회라는 시대적 과제에 편승해 자연스럽게 흘러들어온 것이 바로 음식문화다.지난 11일 김녕어울림센터에서 모인 한국인 엄마와 아이들은 일본 전통 음식인 타코야끼를 만드는데 분주했다. 타코야끼는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일본의 대중 음식이다.이들 한국인은 일본인 강사인 히로세미키씨의 설명에 경청하며 전용 틀에 반죽한 밀가루에 문어 등을 넣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엄마와 함께하는 아이들도 많았다.정연숙씨(41)는 “평소에 사먹기만 했던 타코야끼를 직접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제주의 다문화 혼인 건수는 226건으로 전국 1만6177건의 8.8%를 차지한다. 이는 지역별로 보면 충남(9.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혼인율이 높다보니 다문화 출생률도 높다. 2020년 제주의 다문화 출생은 338명으로 제주 전체 출산 3989명 중 8.5%를 차지한다. 제주는 전국적으로 다문화 출생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이처럼 외국인 가정이 늘면서 다문화가정의 학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2016년 전체 학생 8만2279명 중 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