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협력 초등주말돌봄센터 '꿈낭' 23일 동홍초서 개소식
주말 아라초 등 2곳서 오전.오후반 운영...맞벌이 가정 부담 덜어

지난 23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서 초등주말돌봄센터 '꿈낭'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오영훈 지사가 일일교사로 나서 참여 학생들과 소원나무를 만들고 있다.
지난 23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서 초등주말돌봄센터 '꿈낭' 개소식이 열린 가운데 오영훈 지사가 일일교사로 나서 참여 학생들과 소원나무를 만들고 있다.

“경찰이 되고 싶어요.”, “축구를 잘하고 싶어요.”, “베트남으로 여행을 가면 좋겠어요.”, “바둑기사가 될래요.”

지난 23일 서귀포시 동홍초등학교에 마련된 주말돌봄센터 2층 교실에서는 4~5명씩 모둠별로 모여앉은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꾹꾹 눌러 쓴 동그란 열매 모양의 종이를 매달아 ‘꿈낭(꿈나무의 제주어)’을 뚝딱 완성시켰다.

아동을 꿈나무로 상징하는 ‘꿈낭’처럼 주말돌봄센터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 창의적인 꿈나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과 응원을 담아 마련된 특별 프로그램이다.

1일 교사로 나선 오영훈 지사와 김광수 교육감은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미래의 꿈과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주도가 ‘공백없는 돌봄’을 위해 제주도교육청, 지역사회와 연계 운영하는 초등주말돌봄센터 ‘꿈낭’이 문을 열었다.

‘꿈낭’은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한데 모아 학습도 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진행하면서 주말 돌봄 걱정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야심차게 운영되고 있는 사업이다.

전국 평균 맞벌이 부부의 비율이 46%인데 비해 제주지역은 절반을 훌쩍 넘는 63%로 주말돌봄 공백을 채우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는 새로운 돌봄서비스가 절실했던 지역 상황이 반영된 도의 특수시책이다.

현재는 아라초등학교와 동홍초등학교가 제주시와 서귀포시 각 지역의 대표 초등주말돌봄센터이자 지역 거점이 된다.

도교육청은 이번 사업을 위해 양 학교에 18억원씩 사업비 36억원을 들여 모듈러교실을 설치하고 주말돌봄에 필요한 기자재 등을 지원했다.

‘꿈낭’은 토·일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3학년 저학년(20명)과 4~6학년 고학년(10명)으로 나뉘어 오전, 오후 등 정규반과 갑자기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위한 일시돌봄반(10)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오영훈 지사는 “아이를 소중하게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어린이들이 주말에도 안전하게 학교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꿈낭 이름처럼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교육감도 “돌봄공백에 대한 학부모님들의 애로사항을 잘 알고 있고 지역마다 학교마다 그 어려움이 다르다는 것도 안다”면서 “이번에 시작되는 꿈낭처러 부모님들과 지자체, 교육청이 의견을 모아서 하나씩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운영은 어린이집과 대안학교 운영 등 20년 넘는 경력을 가진 보물섬교육공동체가 맡았다.

보물섬교육공동체는 놀이와 휴식 뿐만 아니라 학년별 흥미 적성을 고려해 분야별 전문가, 지역주민, 자생단체 강사 등을 활용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동홍초에서 열린 개소식에는 오 지사와 김 교육감을 비롯해 김대진 제주도의회 부의장, 김경미 보건복지안전위원장,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입학식을 지켜보듯 아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수업을 지켜보는 학부모들도 눈에 띄었다.

서귀포서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주말에는 친·인척집이 아니면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면서 “최근 조카도 한 명 더 생겨서 난처한 상황이었는데 셔틀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이만한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일하느라고 돌봄에 소홀했더니 군것질이 부쩍 늘어나서 살이 많이 쪘다”면서 “주말에도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서 걱정을 덜었다”며 꿈낭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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