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갑오 년(甲午 年) 청마(靑馬) 해가 시작되었다. 인간은 신생대 4기부터 말(馬)과 같이 생활해 왔다. 말의 조상은 에오하푸스(Eohipps)다. 말은 몸짓이 크다. 윤기가 나고 갈기는 개성이 강한 여성의 긴 머리채처럼 시원스레 휘날리며 한라산 자락을 달리는 모습은 천하일품이다. 말은 적과 싸울 때는 입으로 물기도 하고, 콧구멍으로 푸르릉 데면서 기
새해라고 특별하게 다가오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이제는 그날이 그날처럼 흐르는 노년의 계절이다. 뒤가 돌아 보인다면 끝이 가깝다는 얘기가 될까 내게 신혼의 추억은 뜨거운 애무가 아니었다. 처음으로 한 남자 곁에서 포근히 잠을 잤다는 기억이다. 예식장에서 내내 눈물겨웠던 신부는 펼쳐 보려던 꿈을 모두 접고, 결혼이라는 틀 속으로 들어서는 게 슬펐다. 이를
많은 사람들이 망년회다 송년회다 바빴을 터, 어린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내게 그런 호사는 물 건너 간지 오래다. 12월이 되면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아이가 선물을 받지 못하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안주었으니 나는 나쁜 아이구나.’ 생각할까 두렵고 동심을 해칠까 걱정스럽다. 반면 크리스마스 전후 두 달 간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버렸다/ 그 방의 벽에는 싸우라 싸우라 싸우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어둠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나는 모든 노래를 그 방에 함께 남기고 왔을 게다/ 그렇듯 이제 나의 가슴은 이유 없이 메말랐다/ 그 방의 벽은 나의 가슴이고 나의 사지(四肢)일까/ 일하라 일하라 일하라는 말이/ 헛소리처럼 아직도 나의 가슴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새롭다는 뜻말인 ‘새‘해, 당하던 죽음에서 맞이하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트일 전망이다.보건복지부는 연명의료결정법 법률안을 금년 2월 국회에 제출해 상반기에 통과되면 실무 준비를 거쳐 2015년 시행할 방침이다.2009년 5월 대법원이 세브란스병원 김 할머니의 존엄사를 허용한 사건을 계기로 죽음에
염천 지긋지긋했던 2013년의 여름, 무더위는 쓰러지지 않으려 하였다. 한 치 양보도 없이 버텼다. 염천의 고집, 더위를 놓아주지 않는 고집, 비도 얄밉다면서 내려주지 않았다. 태풍도 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버티다 제풀에 힘이 빠져 고집을 풀었다. 이제 가을로 가야하나 하며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자기 성찰을 하였다. 여름인 나는 염천과 함께 걸어간다는 데서
다시 한 해를 보냅니다. 영원히 다시 오지 않을 날들이기에 깔끔하게 보내는 지혜가 필요하겠지요. 사람은 원래 좋은 뜻에서의 욕심이 필요한 동물입니다. 욕심이 없다면 계속되는 일상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겁니다. 지난 일 년을 되돌아보면 정치적, 사회적으로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도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연초에 계획했던 일에 한참 뒤쳐져 실망하는
산에는 눈이 있고 땅에는 야자수가 있는 아름다운 땅, 노 해녀의 휘파람이 거센 바람을 이기는 땅, 둥그리 봉긋 나즈막하여 아이, 노인 차별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오름의 땅 제주에 봇짐을 푼 지 9년이 되었다. 제주. 육지인들에게는 낭만의 남쪽 땅이지만 텃새가 강하다고 소문난 지역이다. 삶의 터전을 옮기는 일은 사람이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인데 어딘들 그리
살을 에는 추위에 봄비처럼 추적추적 장단 있게 겨울비가 내린다. 들녘은 농민의 1년 농사가 막바지다. 저녁이면 연말이라, 송년회다하여 음식점마다 손님들이 술을 권커니 잣커니 그 속에 삶의 의미를 담은 흥겨운 시간이 사뭇 아름답다. 초저녁인데도 단란주점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는 회색 건물 귀퉁이에 요란하다. 빡빡한 살림살이 속에도 요즘 세태는 여성이 한 수
사람은 자식을 사육한다고 하지 않는다. 물론 가축을 기르며 양육한다고도 하지 않는다. 둘 다 성장을 돕는 일이지만 양육은 존재를 지키는 일이고 사육은 동물들 에게 쓰는 말이다. 어느새 한해가 기울어 12월도 하순이다. 교차로는 물론 호텔이나 관공서 마트나 백화점엔 크리스마스트리가 화려하고 상점마다 특수를 바라는 상품의 진열이 현란하다. 예수의 탄생일은 신도
‘웰빙(Well-being)’과 ‘지속가능한 삶’이란 말은 이제 일상에서 매우 친숙한용어가 되었다. 몇 년전만 해도 낯설던 이 용어가 우리사회 구성원 사이에 자주 오르내림은 막연히 ‘나도 그렇게 살고싶다’거나 ‘모두가 그렇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ld
아들이 오늘도 한숨 섞인 목소리로 집을 나선다. “다녀올 게요~”“아들, 파이팅, 잘하고 와~” 엄마는 축 쳐져서 학교 가는 아들 등 뒤로 돌아보지도 않을 아들인줄 뻔히 알면서도 파이팅, 파이팅 연신 외쳐댄다. 남편에게도 못해본 애교를 한껏 부리면서. 우리 아들은 지금 중3이다. 연합고사가 코앞인데 늘 태평이고 영
이스라엘이 좋다. 작지만 강인한 나라여서 호감(好感)이 간다. 호감정도가 아니라, 부럽기조차 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전 세계 인구의 0.2%밖에 안 되는 유대인.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자의 25%는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에디슨·아인슈타인·뉴턴·마르크스·프로이트·촘스키&m
다시 한 해를 보내는 것이 눈앞이다. 사람은 견딜 줄 아는 동물이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 아직도 지난여름의 폭염과 열대야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에 사람이다. 지난 11월엔 특이한 기사들이 우리를 슬프게 했다. 준비되지 못한 채 노후를 맞이한 우리나라 노인은 절반 가까이가 빈곤층이다. 가난은 질병과 외로움 등 노년의 고통을 더 힘들게 한다. 불
종교는 우리에게 어떤 인상(印象)으로 마음속에 새겨졌을까. 사전적 말을 빌면 "종교는 신이나 절대자를 인정하여 일정한 양식 아래 그것을 믿고, 숭배하고, 받아듦으로써 마음의 평안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정신문화의 한 체계다." 인류가 탄생하면서 나와 가족, 헌혈과 부족, 또는 국가를 이루면서 자연스레 종교는 우리 곁에 정신문화로 따라온 것이
무더운 날이었다. 나무그늘로 갔다. 나무는 양손을 들어 환영하였다. 가지와 잎들은 서로 협력하여 햇볕을 가려주었다. 더 시원하게 해줄 수 없을까 하며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때 바람이 내방하였다. 나무와 바람은 형제처럼 뜨겁게 손을 잡았다. 우애 있는 형제처럼. 힘을 합쳐 시원한 안식처를 만들었다. 내가 최상의 기분이 되게 그들은 나를 도왔다. 누구나
이번 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중국발 스모그가 한반도 전역에 몰려 왔습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석탄의존도가 70%인 중국의 연료 사용이 난방 탓에 겨울이 되면 더욱 증가하는데 이 때 오염된 물질이 편서풍을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된 것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이번 주말에도 한 차례 더 스모그의 유입이 있을 예정이며 점점 추워지는 날씨 탓에 중국
2013년 11월 28일 관광객 1천만 시대 개막 빵빠레가 울렸다. 1963년 10월에 관광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지 반세기만에 제주관광의 새 역사가 쓰여지게 된 것이다. 1966년??동양의 하와이??를 표방하며 본격 관광개발에 나선 이후 하와이나 발리 등 세계 유수의 섬 관광지를 추월하며, 섬 관광지 최초로 관광객 1천만시대를 열게 되었으니 사람으로 치면?
창씨개명(創氏改名)은 1940년 2월부터 1945년 8월 광복 직전까지 일본제국이 조선인에게 일본식 성씨를 정하여 쓰도록 강요한 것을 말한다. 일부 친일파들은 자발적으로 창씨개명에 응하기도 하였다. 당시 주요 인사들 가운데에서는 여운형, 안재홍, 김병로, 여운홍, 김성수, 송진우, 윤보선, 백관수, 장덕수, 박헌영, 방응모 등이 창씨를 하지 않았다.지난 대
최근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제주도민의 문화의식을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필요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제주도민 문화의식조사는 그 자체로서 의미가 크다. 예전에도 일부 예술단체에서 예술인 실태조사를 추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공적인 문화예술기관에서 다양한 분야에 걸쳐 도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