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덕정은 지금 전국 ‘궁금증의 한복판’

1924년 일제가 절단한 추녀
원형 그대로 발견...해석분분


관덕정을 복원하기 위해 지붕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기왓속에 숨겨져 있다가 발견된 추녀.
2척(60㎝)안팎 길이인 이 ‘추녀의 진실’에 대한 의문이 쌓이고 있다.
관덕정 복원사업과정에서 발견된 이 추녀의 활용도 등을 논의하기 위해 9일 관덕정 현지에서 열린 중앙문화재 회의에서 문화재청 문영빈 전문의원은 “잘려진 처마는 일제가 1924년 복원공사를 하며 의도적으로 잘라버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1924년 일본인들에 의해 관덕정 보수공사가 이뤄진 사실은 기록되고 있으나 이처럼 일본인이 처마를 절단했다는 사실은 추측으로만 전해져 왔을 뿐 객관적 기록은 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날 문 전문의원의 이를 공식 거론함에 따라 일본이 절단했다는 사실에 무게가 기울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일제가 이처럼 처마를 줄이면서 절단한 추녀를 고스란히 기왓속에 보관했을까 하는 점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왜 일제가 당시 15척(454.5㎝)인 처마 가운데 2척(60.6㎝) 정도만을 잘랐을까 하는 점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문화재 복원사업의 경우 현장에서 발견된 유적 등은 고스란히 해당 건물 등의 내부에 보관해 두는 관행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관행이 일본에도 있는지는 역시 불투명하다.

한편 이날 중앙문화재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처마 길이 실측 결과를 확인하고, 이곳에서 발견된 추녀가 잘려나간 처마를 지탱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사업을 주관하는 문화재청은 관덕정 원형복원을 위해 문화재 전문가의 고증과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관덕정 복원 과정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30년(서기 1448년) 창간된 관덕정은 1963년 제주지역에 소재한 4개 보물 가운데 가장 먼저 국가지정 보물(제 322호)이 됐다.

일제 해방 60주년을 맞는 2005년 벽두에 80년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절단된 추녀’가 제주는 물론 한국 문화재계 전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