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어느 시인의 시는 군중 속의 고독을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 섬은 현대인들의 가슴에 닻줄과 같은 곳이다. 우리가 헤맬 때 문득 가 닿고 싶은 곳이 섬이다. 그래서 섬은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일븐의 가가와현에는 ‘나오시마’라는 조그만 섬이 있다. 이 섬은 20여년 전만 해도 주민들이 육지로 떠나고 빈집이 많은 버려진 섬이었다.  그러나 이 섬 출신인 후쿠다케라는 일본의 베네세 홀딩스그룹회장과 안도 다다오라는 건축가가 만나 이 섬을 세계적인 예술의 섬으로 재창조하게 된 것이다. 이제 이 섬은 불편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현대예술의 성지가 되었다. 후쿠다케 회장은 이 섬에 미술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경제는 문화의 충실한 하인’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렇다. 경제가 먼저가 아니라 예술이 먼저다. 사람 낳고 돈이 난 것이 아닌가.
문화예술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누구나 체험, 향유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들어 장애인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는 커져왔다. 이제 그 욕구를 문화예술의 새로운 동력으로 일으켜야 할 때다. 자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예술의 에너지는 그 자체가 장애극복의 도전이요, 인간승리인 것이다. 그들이 장애를 뛰어넘고자 하는 치열한 정신은 대서사시적인 감동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장애인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있어도 예술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고, 예술에 대한 접근 역시 어렵다. 사회적 인식의 문제, 경제적 문제, 이동의 문제 등도 활동에 많은 제약을 주는 요소다.
 장애인도 장애가 없는 사회 구성원들과 더불어 예술을 향유하고, 국가적 차원,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의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장애인들에 대한 동등한 기회 제공과 접근권 보장은 이들을 적극적인 창작자로 이끌어 우리 예술계 전반의 역량 강화에 이바지 하게 될 것이다.
 우리 도에서도 최근 장애인예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장애인 일자리 확대(‘10년 924명 → ’13년 1,420명)와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 개원(‘12. 5월), 특별교통이동지원차량 확대(12대⇒27대), 내년 말 준공 예정인 제주장애인체육센터 건립 추진 등 많은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12년 시도 장애인 복지수준 비교연구 결과, 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됐다. 그리고 2012 장애인 1인당 예산 전국 최고이다.
문화예술 분야도 이러한 장애시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1년 8월 전국에서 최초로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설립, 도내 3만 2천여 장애인들의 문화예술활동의 구심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 제주장애인문화예술센터를 통해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사업과 장애인 뮤직페스티벌 등 6개 사업에 4천만원을 지원하였다. 연극아카데미가 연중 운영되고 있고, 제주장애인 뮤직페스티벌 개최, 세미나 개최, 전국장애인 연극제 개최, 장애인문화예술제 등을 개최했거나 개최할 예정이다.
 그 외  장애인 등 문화소외계층 대상으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문화욕구 충족을 조성하고자 문화이용권사업 등 4개 사업 1,435백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 문화예술 지원에 대하여 이렇게 지원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미 행정의 관심과 장애인들의 노력, 도민 공감대 형성 등 3박자가 맞아 떨러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단순히 문화예술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직접 예술활동의 주인공이 되는 문화예술 향유 및 체험 확대를 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고자 한다.
 인생 최대의 승리는 자기 자신을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예술, 거기에 제주역동성의 미학이 있다. 장애인들을 예술무대의 주인공으로 초대하고, 박수를 치는 사회를 함께 만들었으면 싶다.
문순영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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