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다락’이라고 하면 햇빛이 스며드는 작은 다락방에서 즐거운 꿈을 꾸는 아이의 모습이 상상된다. 이렇게 예쁜 뜻을 담은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이 지난 5월 부터 3개월 동안 한라도서관에서 진행되었다. 단순히 공부하고 책만 보러 오는 도서관이 아닌 신나는 도서관, 지루하고 하품 나는 문학이 아닌 놀이로써의 문학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자는 취지가 담긴 프로그램이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파견 초보 강사로서 제주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 굉장히 설레고 떨렸다. 나름의 포부와 수업계획을 가지고 수업을 시작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내 예상과 달라 당황의 연속이었다.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되 선생님의 위치를 지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곁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의 격려와 조언으로 수업을 이어나갔지만 솔직히 막막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수업이 한 주 한 주 진행되고 미술?연극?무용과 문학과의 융합수업을 하면서 다양한 활동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점점 수업의 방향이 잡히는 듯했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이었다. 도서관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대부분 서로 처음 보는 사이라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어하는 모습이었는데, 갈수록 친해지면서 서로 도와가며 수업에 참여해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좋은 수업이란 무엇일까. 강사의 역량과 창의적인 내용만이 전부일까. 물론 그것들도 우선적으로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강사가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번 주에는 자기 의견만을 내세웠던 아이가 다음 주에는 다른 친구의 의견을 물어보게 되고, 까불기만 잘 하는 줄 알았던 아이가 친구의 간식을 부지런히 챙겨주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어느새 성장한 이 작은 아이들의 큰 힘을 느낄 수 있었다.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소통의 부재와 인간소외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결국 사람간의 소통에 대한 것이다.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남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이 수업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느낌을 꼭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러한 느낌은 비단 아이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수업을 진행하고 발표회를 준비 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주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고 함께 도와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이 얼마나 뿌듯한 일인지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다.

 

한라도서관 꿈다락 전문강사 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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