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동·용담레포츠공원 시민의식 실종
해마다 되풀이되도 행정은 단속 손 놔

▲ 용담레포츠공원 주차장에 마련된 클린하우스 모습. 여름철마다 분리수거 되지 않은 쓰레기들로 넘쳐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제주시민들의 대표적 휴식공간인 탑동과 용담레포츠 공원이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계속되는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각종 무질서 행위가 활개를 치는데다, 아침마다 쓰레기 대란이 되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오후 10시에 찾은 탑동광장.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몰려든 시민과 관광객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광장에서는 농구와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족구 등 운동하는 사람들로 넘쳤고, 산책로에는 가족, 친구, 연인끼리 산책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러나 산책로 곳곳에서 술판이 벌어지면서 고성방가가 끊이지 않았고, 고기를 굽는 등 취사행위까지 이뤄지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해변 조형물에 ‘산책로 이용 및 통행에 방해가 되는 취식·음주·낚시 행위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또한 빈병과 과자봉지 등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한 채 자리를 뜨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최모(36.여.건입동)씨는 “열대야에 애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왔는데 술판에 고성방가까지, 괜히 나왔나 생각이 들었다”며 “주위를 배려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6시에 찾은 용담레포츠 공원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주차장을 내리자마자 보인 것은 클린하우스를 가득 채우다 못해 넘친 쓰레기들과 코를 찌르는 음식물 악취였다.

종량제봉투와 캔·고철·플라스틱, 종이, 유리, 음식물 등 4종류의 분리수거함은 기능을 상실한 채 쓰레기를 담은 봉투로 인해 가득차 있었으며, 봉투에는 음식물을 포함한 각종 쓰레기들이 분리수거가 이뤄지지 않은 채 혼합돼 있었다.

공원내부 5개 벤치 주변에는 전날 이용객들이 치우지 않은 빈병 등 쓰레기들이 널려 있었고, 음수대에는 음식물찌꺼기가 가득 차 있었다.

매해 여름마다 이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면서 공원을 애용하는 주민 불만도 커지고 있다.

박모씨(33.용담2동)는 “아침운동 나왔다 쓰레기 때문에 되돌아간게 한두번이 아니다”며 “매년 반복되고 있는데도 행정은 손을 놓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탑동과 레포츠공원 무질서와 쓰레기 불법투기에 대해 지속적인 계도 및 단속을 하고 있지만 인력이 한정돼 어려움이 많다”며 “성숙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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