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7N7 계열…독성 더 강하고 포유류 감염도 가능

H7N9 조류인플루엔자가 도는 중국에서 독성이 더 강한 새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홍콩대 관이 교수(바이러스학) 등 국제 연구진은 상하이, 광둥성, 저장성 등에서 팔리는 가금류에서 H7N9 바이러스의 감염 실태를 확인하던 도중 우연히 새 H7N7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영국 가디언과 프랑스 AFP 통신 등이 22일 보도했다.

저장성 원저우의 닭에서 발견된 이 H7N7 바이러스는 실험 결과 조류뿐만 아니라 페럿(Ferret·족제비의 일종)에게도 전염되고 종전 H7N9보다 더 심각한 감염을 일으켰다.

페럿은 조류인플루엔자의 사람 전염 위험성을 예측할 때 많이 쓰는 포유류다.

새 H7N7 바이러스가 페럿에 전염된다는 것은 사람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직 사람이 이번 H7N7 바이러스에 실제로 감염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관이 교수는 AFP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 H7N7 바이러스가 계속 닭 사이에서 돈다면 인간 감염 사례도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H7N7 바이러스는 2003년 네덜란드에서 일부 유행해 환자 80여명이 발생하고 이중 1명이 숨졌다.

연구진은 또 산둥성 르자오에서 유통되는 닭에서 여전히 H7N9 바이러스가 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현재 소강상태인 H7N9 독감이 다시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중국은 세계 최초로 H7N9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병한 곳이다. 지난 3월 이후 130여명이 이 독감에 걸려 이중 40여명이 숨졌다. 최근 H7N9 바이러스는 가금류 시장의 잠정 폐쇄 등 조치로 발병 사례가 대거 줄었다.

연구진은 이 H7N9 바이러스가 중국에 어떻게 퍼지게 됐는지도 유전자 분석으로 조사했다.

이 결과 바이러스 확산을 촉발한 두 핵심 고리는 오리와 가금류 시장으로 나타났다.

애초 철새의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받아들인 사육 오리가 체내에서 이를 변이시켜 닭으로 퍼뜨렸고 이후 가금류 시장에서 사람들이 대거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H7N9 바이러스는 조류와의 접촉 뿐 아니라 인간 환자 사이의 전염도 확인됐으나 실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력은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 교수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창궐을 막으려면 중국 당국이 가금류 시장 수백 곳을 영구 폐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가금류 도살장을 도심지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 내용을 학술지 네이처 최근호에 게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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