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기록 경신…내일 비 후 더위 조금 풀릴 듯

지난달부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제주에 열대야가 역대 가장 많이 발생했다.

2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간밤 제주의 최저기온은 28.8도로 올들어 47일째 열대야가 나타나 지난 1994년 열대야 최다발생 일수(46일)를 넘어섰다.

제주에서는 지난달 3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한 이후 무더위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됐다.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이날까지 연속 41일째 열대야가 발생, 지난해 세운 종전 최장 연속일수 기록인 33일(2012년 7월 21일∼8월 22일)을 이미 넘어선 뒤 연일 기록을 세우고 있다.

서귀포도 간밤 최저기온이 28.9도로 연속 46일째, 올해 총 48일째 열대야가 발생했다. 서귀포 역시 지난해 세운 종전 최장 연속일수 기록(30일·2012년 7월 22일∼8월 20일)을 이미 넘어섰으며 2010년 세운 열대야 최다 발생일수(50일) 기록도 경신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밤에도 더위가 계속되자 대부분 시민들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다.

회사원 고모(55)씨는 "올여름 들어 밤에 너무 더워서 푹 잔 기억이 거의 없다"며 "그러다 보니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있다"고 토로했다.

3살, 1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모(33·여)씨는 "에어컨을 끄면 아이들이 더워서 자다 깨 울고 보채기 때문에 밤새도록 에어컨을 켜다 보니 전기 요금이 30만원이 넘게 나왔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밤잠을 이루기 어렵자 제주시 탑동광장이나 용담 해안도로, 도내 해변에는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제주지역이 이례적으로 강하게 확장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계속 받다보니 무더위가 맹위를 떨쳐 밤까지 열기가 식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여름 제주는 '마른 장마'로 장맛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데다 아직 내습한 태풍도 없어 더위가 식을 새가 없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23일)부터 비가 오면서 더위가 조금 풀리겠으나 열대야는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밤낮없이 계속되는 더위에 건강이 상하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열대야는 전일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한다. 25도를 넘으면 사람이 쉽게 잠들기 어려워 더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