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값이 금값보다 비싸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1g 당 가격으로 비교해 볼 때, 파프리카 종자와 고품질 토마토 종자 가격은 금값보다 1.5배에서 2배 이상 비싼 경우가 있다. 이렇다 보니 많은 종자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총성 없는 종자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종자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농산물원종장을 설립해 씨감자 자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고, 최근에는 감자뿐만 아니라 백합, 보리, 콩, 약용작물 종자까지 생산, 공급을 하고 있다. 또한 2년 전 감귤육종센터를 설치하여 감귤 신품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에 제주 종자산업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Golden Seed 프로젝트에 제주의 주요 작물인 감귤, 감자, 양파 등 3개 작목이 선정되어 5개 세부과제를 추진하면서 Made in Jeju 신품종 개발에 한층 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감귤은 국내 과수로서는 유일하게 이번 프로젝트의 품목에 포함되었다. 농업기술원을 비롯하여 제주대학교, 감귤시험장, 민간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현재 재배되는 품종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400여 품종을 유전자원을 수집하여 품종별로 병에 견디는 정도와 기능성 성분을 찾아내는 연구를 하게 된다. 또한 새로 개발된 품종에 대한 농가 보급시스템을 구축하며 병과 바이러스가 없는 묘목을 공급하는 체계도 마련할 것이다. 이번 기회가 감귤 육종을 위한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품종개발까지 감귤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농업기술원에서는 이번에 선정된 3개 품목에 대하여 새품종 개발과 종자·종묘비 절감 기술 등의 연구에 참여하는 하편 마늘, 브로콜리 등 자체적으로 제주지역 환경에 맞는 신품종 개발 보급으로 농업인 소득향상에 기여할 것이다.
종자산업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투자는 금보다 비싼 종자를 만들어 낼 수 있고, 우리나라를 종자강국으로, 제주특별자치도를 종자 강성도시로 입지를 굳혀 향후 100년 제주농업의 미래를 선도해 나아갈 수 있는 견인차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것이다.
  현원화(감귤육종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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