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계의 '블루 칩'으로 떠오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가 프로 전향 시기에 대해 신중한 뜻을 밝혔다.

26일(한국시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는 프로 전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적절한 때에 하려고 생각 중"이라며 "부모님과 뉴질랜드 골프 관계자들과 잘 상의해서 정하겠다"고 답했다.

캐나다오픈 2연패에 성공한 그는 "16세는 아직 그런 결정을 하기에는 어린 나이"라며 "프로가 된다면 매 샷이 돈으로 계산되는 직업을 갖게 되는 것인 만큼 좋은 결정을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프로 대회에서 벌써 네 차례 우승한 리디아 고는 지난해와 올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받을 수 있었던 상금만 60만 달러(약 6억6천만원)다.

아마추어 신분 때문에 우승하고도 우승 상금을 받지 못한 리디아 고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우승 기회는 앞으로도 더 있을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정해진 캐디가 없이 대회 때마다 지역 캐디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리디아 고는 이번 캐나다오픈에서는 대회장인 로열 메이페어 골프장에서 20년 넘게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브루스 맥밀런에게 골프백을 맡겼다.

베테랑인 맥밀런은 경기를 마친 뒤 "리디아 고가 어리지만 그의 골프 실력에 경외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그는 "리디아 고처럼 경기 템포와 스윙이 일정하고 꾸준한 선수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초반 8개 홀에서 버디 5개를 쓸어담으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힌 리디아 고는 "초반 출발이 좋았던 것이 오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 원동력이 됐다"면서도 "올해 호주오픈에서 10언더파도 쳐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오늘 64타가 개인 최고 성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골프에 대한 언급도 빠트리지 않았다.

고보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그는 "나도 박세리 선수가 US오픈에서 처음 우승할 때의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다"며 "영감을 받았고 한국 선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LPGA 투어 회원이 아니지만 우승이 확정된 이후 여러 선수가 그린 주위에서 축하 인사를 해준 것에 대해 리디아 고는 "대니얼 강과는 자매처럼 친하게 지내는 사이고 제시카 코르다 역시 아주 재미있는 친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인경처럼 훌륭한 선수가 축하를 해줘 놀라기도 했다"며 "아주 의미 있는 축하였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리디아 고는 아직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출전한 적이 없다.

올해도 9월 에비앙 챔피언십까지 출전한 이후 뉴질랜드로 돌아가 학교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국내 대회 출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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