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한국금호동물병원 수의사
▲ 김재호-한국금호동물병원 수의사
어리목으로 윗세 오름을 오르는 등반로에 밀림을 벗어나면 만나는 반가운 식수가 있다.
2년 전 이곳 식수에서 대장균이 검출되어 음용수로의 사용을 금지하여 등반객에게 식수를 준비하여 입산하라는 안내판이 등반로 입구에 나붙은 적이 있다.
지하수에서 검출 된 대장균이라면 모를까 산에서 흐르는 물에서 검출 된 대장균은 한라산 맑은 산소를 만나면 즉시 사멸하는 혐기성 세균임을 모르고 행한 당국자의 과민 반응이었다.
유사 이래 인류와 함께 지내 온 대장균은 이미 사람의 대장에 완전히 적응하여 사람에게 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김치, 된장, 청국장, 심지어 생 막걸리까지도 균의 도움으로 만들어지는 토종 먹거리이다.이렇듯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미생물의 존재 없이는 한 순간도 생명을 이어갈 수 없음에도
우리 사회는 미생물인 세균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깊이 자리하여 집안 학교 사무실 등 모든 장소는 물론 세탁기에서 조차 살균제라는 합성화학물질로 세균을 말살 시키려 한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소독제, 살균제, 항생제, 각종 백신 덕분에 인류 건강이 좋아진 것처럼 보였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많은 인명 피해를 불러와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진 가습기 살균제도 있었으니 얼마나 끔찍한가?
이는 0.15%의 유해균을 제거하기 위해99.9% 유용한 미생물을 함께 제거하는 어리석은 행위다.
세균이나 곰팡이는 대부분 물에 쉽게 씻겨나가고 충분히 말리면 확실하게 제거된다.
적당히 지저분한 것이 면역력을 키울 수 있어 건강에도 이롭다는 사실을 모른다.
우리들 몸에는 100조개가 되는 1만종 미생물이 함께 살아간다.
그들 세균 대부분은 장내에 서식하며 대장균 등 유익한 장내 세균은 인간이 소화시키지 못하는 섬유소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항산화제를 분비해 암, 심장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해준다. 또한 면역체계의 신호 물질인 인터페론과 사이토카인의 생성을 촉진시켜 우리 건강에 가장 중요한 면역체계를 형성해주고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는 비타민K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유익한 세균의 먹이가 되는 섬유소는 야채나 과일에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필요한 신선한 제철 과일과 야채의 섭취를 권장한다.
병원성 세균이나 유해 유기물질이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수십억개 면역세포가 소장에서 대기하도록 하였다.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해준 ‘세균과 인간이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공존 원리’이다.
이와 같이 생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세균은 심장 만큼이나 필수적이다.
미생물인 세균이 없다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들은 원천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현대의학은 감기나 설사 기침 등의 정상적인 증상에서도 항생제를 무차별적으로 투약하여 장내 유익한 세균을 말살시킴으로서 오히려 면역력을 저하시켜 건강을 해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항생제는 독성 약품이다.
우리 몸에 침투되는 대부분 유해 세균은 면역력에 의해 자연적으로 퇴치된다.
건강보험공단 발표에 의하면 50%가 넘는 의사들이 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 났으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항생제 남용 정도가 수년간 1위를 차지한다. 세균을 통해 생기게 될 면역력이 생기지 않아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각종 암, 심장병 등 만성질환에 노출되어 평생 고통 받게 된다. 인간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리 강력한 항생물질을 개발 하더라도 자연의 일부인 세균을 이길 수 없다.
인류는 항생제로 멸망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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