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64분 소화…맨유, 루니 멀티골 힘입어 레버쿠젠 4-2 제압

독일 프로축구에서 뛰는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21·레버쿠젠)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조 원정 1차전에서 0-1로 맞선 후반 9분 시몬 롤페스의 동점골을 도왔다.

레버쿠젠은 웨인 루니에게 두 골, 로빈 판 페르시, 안토니오 발렌시아에게 한 골씩을 허용해 2-4로 졌다.

손흥민은 2010년 독일 함부르크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뒤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그는 레버쿠젠의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해 최전방 공격수 스테판 키슬링, 오른쪽 윙포워드 시드니 샘과 함께 전방을 누볐다.

손흥민은 후반 19분까지 64분여를 뛰는 동안 빠른 돌파나 과감한 슈팅 등 자기 장점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맨유는 레버쿠젠을 전방에서부터 강력하게 압박했고 미드필더 마루앙 펠라이니, 마이클 캐릭을 앞세워 중원을 완전히 장악했다.

자연스럽게 레버쿠젠은 역습 기회를 얻지 못했고 손흥민도 이렇다 할 슈팅을 시도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반 13분 루니와 볼을 두고 몸싸움을 벌이다가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맨유는 전반 21분 파트리스 에브라가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올린 크로스를 루니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려 선제골을 뽑았다.

이후 최전방 공격수 판 페르시, 2선 공격수 루니, 가가와 신지, 발렌시아를 앞세워 계속 레버쿠젠 골문을 위협했다.

일본 국가대표 골잡이 가가와는 전반 44분 페널티지역에서 가슴 트래핑에 이은 슈팅을 선보이는 등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레버쿠젠은 후반 들어서도 키슬링이 전방에 고립돼 답답한 상황이 계속됐다.

그 답답증은 손흥민의 돌파에 이은 패스 한 방으로 한순간에 해소됐다.

손흥민은 후반 9분 맨유 페널티지역 왼쪽에 침투해 맨유 수비수들을 유인한 뒤 페널티지역 외곽으로 볼을 뺐다.

미드필더 롤페스는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바로 중거리슛을 날려 맨유의 왼쪽 골망을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순간적으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맨유는 1-1로 맞선 후반 14분 판 페르시가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해 추가 득점,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1-2로 뒤진 후반 19분 미드필더 라스 벤더와 교체돼 벤치로 들어갔다.

맨유는 후반 25분 루니가 역습에서 롱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추가골을 터뜨려 3-1로 승기를 잡았다.

후반 34분에는 발렌시아가 한 골을 또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레버쿠젠은 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빚어진 골문 앞 혼전에서 수비수 외메르 토프락이 만회골을 터뜨렸으나 반전을 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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