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의 보존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

▲ 연합뉴스제공.
한국 연구진이 주도한 '국제 호랑이 게놈 컨소시엄'이 한국 호랑이(아무르 호랑이)와 사자, 표범의 게놈지도를 세계 최초로 작성해 공개했다.

한국의 조윤성 게놈연구재단 연구원과 국내 바이오기업 테라젠이텍스[066700], 러시아, 미국, 몽골, 인도 등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이 컨소시엄은 한국 에버랜드 동물원에 있는 아무르 호랑이의 혈액에서 채취한 DNA 샘플로 호랑이 게놈지도 초안을 완성했다.

호랑이 유전정보 해독에 성공함에 따라 멸종 위기에 처한 대형 고양잇과 동물 연구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결과는 1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지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아무르 호랑이는 시베리아 호랑이라고도 하며, 한국 호랑이와 같은 핏줄로 밝혀진 바 있다.

호랑이 게놈은 이미 알려졌던 집고양이 게놈과 유사도가 95.6%인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진이 호랑이 게놈을 고양이, 인간, 개, 쥐 등의 게놈과 비교 분석한 결과, 호랑이는 고양이과 공통조상과 비교해 단백질 소화 관련 유전자도 많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랑이의 절대적 육식 습관이 진화적으로 결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호랑이의 유전자 중 근육과 에너지 관련 유전자가 진화적으로 발달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근육 관련 유전자가 선택적으로 발달한 것은 먹이 사냥을 위한 특별한 재능인 속도와 유연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대형 고양이과 동물 최상위 포식자들의 적응성과 유전자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 백호랑이, 사자, 백사자, 설표범의 게놈 서열을 추가로 해독했다.

중앙아시아의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설표범은 저산소증 관련 유전자에서 특이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사자는 멜라닌 형성과 관련된 유전자에 특이적 돌연변이가 있어 하얀색 털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방대한 게놈 기반 유전 정보를 통해 눈에 띄는 특성과 연관된 유전적 변이와 환경 적응성, 종 다양성 등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에서 활용된 게놈 데이터는 멸종위기종의 보존과 인구학적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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