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대표하는 거포' 이만수-장종훈-이승엽과 어깨 나란히
MVP 2년 연속 수상은 선동열-장종훈-이승엽 3명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주포 박병호(27)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기록 달성을 앞두고 있다.

박병호는 20일 현재 홈런 32개, 타점 103개로 두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홈런에서는 2위 최정(SK·27개), 3위 최형우(삼성·26개) 등이 박병호를 추격하고 있지만 박병호가 이번 달에만 7개의 아치를 추가하는 등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어 선두를 내주지 않을 기세다.

타점 부문에서는 나지완(KIA·93개)이 2위, 최형우(91개)가 3위로 박병호를 뒤쫓고 있다.

정규 시즌 10여 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이들이 박병호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박병호는 이번 달에만 19타점을 추가, 월별 성적에서 나지완(13타점), 최형우(9타점)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31홈런, 105타점으로 각 부문 1위를 차지한 박병호가 올해에도 두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한다면 2003년 이승엽(삼성) 이후 10년 만에 홈런·타점 부문 2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으로 홈런왕과 타점왕 타이틀을 휩쓸어간 타자는 지금까지 단 3명뿐이다.

이만수(현 SK 감독·1983∼1985년), 장종훈(현 한화 타격코치·1990∼1992년), 이승엽(삼성·2002∼2003년)이 그 주인공이다.

시대의 상징과도 같던 타자들만이 이 고지를 밟았다.

1982년부터 삼성 소속으로 뛴 프로야구 원년 멤버 이만수는 프로야구 2년차인 1983년(시즌 100경기) 홈런 27개, 74타점으로 홈런왕과 타점왕을 함께 거머쥐고 1985년까지 두 타이틀을 놓지 않았다.

특히 1984년에는 홈런왕, 타격왕, 타점왕 등 프로야구 최초로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삼성은 훗날 이만수의 등번호 22번을 영구결번했다.

장종훈은 1990년(120경기) 홈런 28개, 1991년(126경기) 홈런 35개를 터뜨렸고 1992년(126경기)에는 41개로 역사상 처음으로 40홈런을 돌파한 타자로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승엽은 2002년 홈런 47개 타점 126개로 두 부문 왕좌에 오르고, 2003년(이상 133경기)에는 홈런 56개와 타점 144개로 프로야구 역대 최다 홈런 기록과 타점 기록을 수립, '국민 타자' 반열에 올랐다.

최근 프로야구는 치열한 분석·정보전 속에서 투고타저 현상이 뚜렷하다.

이만수, 장종훈, 이승엽 등과 비교하면 박병호의 홈런 수는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그는 중심 타자로서 약점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팀의 선전을 이끌었다는 데에서 높이 평가받는다.

박병호는 한 경기도 빠짐없이 넥센의 11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박병호의 활약을 앞세운 넥센은 팀의 사상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뒀다.

박병호는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수상 후보 1순위다.

최형우나 최정 등이 수상 경쟁자로 꼽히지만 박병호가 홈런-타점 타이틀을 꿰찬다면 사실상 MVP는 따 놓은 당상이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도 전 경기 출장, 20홈런-20도루(31-20), 장타율 1위 등으로 MVP를 거머쥐었다.

지금까지 프로야구에서 2년 연속으로 MVP를 받은 선수는 선동열(현 KIA 감독·1989∼1990), 장종훈(1991∼1992), 이승엽(2001∼2003) 등 3명뿐이다.

선동열은 당시 2년 연속 다승, 승률, 탈삼진,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했고 장종훈과 이승엽은 해당 기간에 타격 주요 지표를 휩쓸었다.

홈런왕, 타점왕에 MVP까지 눈앞에 둔 박병호가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의 추세를 이어가 이만수-선동열-장종훈-이승엽 등과 함께 '시대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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