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태 익-제주매일객원필진
▲ 오 태 익-제주매일객원필진

 며칠 전 모 중앙지를 보는데 ‘신중년’이란 신조어가 튀어나왔다.
 60세에서 75세까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말함이다.
 예전에는 기껏해야 경비직이나 했었지만, 이제는 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한다.
 최근에 체력과 지력, 사회적 측면에서 새로운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등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00세 시대’를 맞아, 인생 후반 50년의 절반 지점인 75세까지는 활동기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중장기 정책과제보고서를 통해 고령자의 기준 나이가 70~75세 이상으로 높아진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60~75세에서 일하면 건강증진이 되고 의료비를 매년 수천억씩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신중년이 새로 일을 시작하면 건강증진효과가 발생하면서, 의료비를 20%정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연간 16조 원 정도가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되는 것을 감안하면 연간 2000억 원 가량의 건강보험 급여를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신중년은 주관적으로도 일을 더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97.9%가 “현재 직장을 그만 둔 후에도 일하고 싶다.”고 했다. 신중년의 희망 재직 연령은 평균 73.1세였다.
 “요즘은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닭 모이를 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늙어서 할 일이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현직에 있을 때보다 지금이 더 바쁘다.”는 모 전직 은행장의 말이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신중년(60~75세)들은 스스로에 대해 “나는 더 일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일할 수 있는 체력과 능력이 있다.”고 말한다.
 신중년들은 외모와 체력 등 모든 면에서 현재 60~75세들이 과거보다 10년 정도 더 젊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외모를 가꿀 때 실제 나이에서 10년을 빼서 계산한다. 이제 나이는 숫자일 뿐이란 말은 현실이 됐다. 40~50대 중년, 60~70대 노년이란 과거의 공식은 깨졌다. 전통적인 할아버지, 할머니 호칭으로는 답하기 어려운 신중년 세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말 너무 듣기 싫어요... 손자는 봤지만 난 아직 쌩쌩한 장년인데...”대부분 선생님 호칭을 좋아하고, 형님, 누님으로 불러 달라고도 하는 세상이다.
 신중년의 열의 아홉은 “난 젊다. 일하고 싶다. 활기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쓴이의 생각은 다르다. 20~30대의 젊은이가 직장을 못 구해 애타는 생각도 해 볼 일이고, 신중년이 되면 의자를 물려줄 용의가 앞서야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걸핏하면 텃밭 농사를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전직 고위직이 못마땅하다. 노후걱정이 없으니 소일거리로 일을 하는 것과 먹고 살기 위한 소득원이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얼마 전 도지사를 지낸 모 인사가 ‘신3김’이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서 퇴진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공감이 가는 결단이다. 세 분의 도지사가 무려 20년 가까이 도정을 이끌면서 잘한 일도 많지만, 이젠 젊은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줄 만하지 않은가.
 ‘6075’로 일자리를 늘린 나라들이 청년층의 일자리도 함께 늘었다지만, 가능한 얘기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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