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정 서귀포경찰서 경사
▲ 주유정 서귀포경찰서 경사


  오늘은 10월의 마지막날인 ‘할로윈 데이’이다. 일부에서는 ‘우리 명절’도 잘 못지키는데 왠 서양 축제를 떠들썩하게 보내느냐‘며 嘲笑의 눈빛을  보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태원, 홍대 등 젊음의 거리로 불리우는 곳에서는 클럽 및 술집등에서 다양한 축제와 공연이 펼쳐지고, ’에버랜드‘,    ’호텔‘ 심지어 어린이집에서도 이날 특별한 행사를 갖는다.
  할로윈데이는 유럽과 미국에서 큰 축제일로 지켜지고 있는데 기원전 500년경에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中 하나인 ‘삼하인 축제’에서 유래했다. 켈트족들에게 한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 죽은자들이 앞으로 1년동안 자신이 기거할 상대를 선택하는 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귀신 복장을 하고 죽은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내는 풍습을 가졌다.  그리고 이러한 풍습이 이어져 현재의 축제로 자리를 잡아 이날 밤에는 마녀나 해적, 만화캐릭터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사탕이나 쵸콜릿을 얻어간다.
  사실 이러한 서양의 문화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나라 곳곳에 확산되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 인종, 문화가 어우러진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단일민족이라는 슬로건만 앞세워 이러한 문화를 무조건 거부해야하는가?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1~12월 전국 100개교 중·고교생 2,5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을 처음 조사한 결과, 다문화수용성 지수(KMCI)가 일반 국민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수용성이란 자신과 다른 구성원이나 문화에 대하여 집단별 편견을 갖지 않고, 자신의 문화와 동등하게 인정하고 그들과 조화로운 공존 관계를 설정하기 위하여 협력 및 노력하고자 하는 태도를 의미하며 조사 결과는 청소년이 일반인보다 다문화를 쉽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경찰에서도 이주여성·여경 間 1:1 멘토링, 다문화학생들로 구성된 쥬니어레인보우캅 대상 경찰체험·학교폭력 OUT 축구대회, 다문화치안  봉사단원들의 학교폭력 예방캠페인 등 다양한 방법으로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에 조기정착을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활동이 일부 사람들만 참여하고 각 기관·단체에게만 국한된 사업(?)의 일환으로여겨진다면 머지않아 우리사회는 유럽 및 미국에서 이미 경험한 인종갈등과 폭동 등의 문제에 봉착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지금 나의 다문화수용성 정도가 얼마인지 생각해보자.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문화’를 차별과 편견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는가? 혹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를 앓고 있지는 않은가?
  필자는 경찰업무를 하며 다문화가정을 많이 접하며, 특히 가정폭력에 노출된 이주여성을 보면서 남편과 시댁식구들의 태도가 얼마나 한 이주여성과 그 자녀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지 직접 경험했다. 이러한 이주여성들에게는 경제적이 어려움 말고도 부계혈통주의가 강한 한국사회에 일방적인 동화가 강요되고 있는게 현실이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아시아인, 아프리카인 뿐만 아니라 탈북자까지 포함시킨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그 문화의 다양성을 통한 정치, 경제, 사회적인 기틀을  조직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는 우리 모두에게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고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는 인식변화를 받아들일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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