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철 서부농업기술센터 원예담당
▲ 고봉철 서부농업기술센터 원예담당

 우리 농업농촌의 경쟁력 부문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과 그에 따른 경영비 상승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농촌 고령화의 심각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 지역의 농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주 서부지역은 양배추, 브로콜리를 중심의 우리나라 대표적인 양채류 재배지역이다. 전년도 재배면적은 양배추, 브로콜리, 콜라비 등 모두 1,672㏊다.
대부분의 양채류는 모종을 키운 뒤 손으로 일일이 땅에 심어야 한다. 보통 1㏊를 옮겨 심으려면 10명이 필요하고 정식 시기가 8~9월에 집중되어 있다. 일손부족에 시기마저 집중되어 비싼 노임을 들여도 인력 공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런 애로사항 해결을 위하여 채소 정식기 도입을 위해 수년 전부터 검토해 왔다. 하지만 자갈이 많은 제주 토양 특성상 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
제주토양에 맞는 기계 적응성 여부를 검토를 위한 최종 시연을 지난해까지 끝내고 올해 양채류 재배농가에 시범사업으로 50대를 첫 보급했다.
사람 손으로 육묘상자에서 모를 꺼내고 심는 작업을 기계가 자동으로 모를 심고 흙을 덮은 후 눌러주는 마무리 작업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시범사업 50농가에서 양채류 192㏊가 기계정식이 이뤄졌고, 올 한해만 2,800여명의 인력 절감효과를 보았다
1일 1㏊ 정식을 위하 10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비해 기계정식은 2명으로 1㏊가 가능케 되어 1만㎡당 48만원 비용 절감은 물론 인부 사역을 위한 준비 등의 번거로움이 완전 해결됐다.
이번 정식기 시범보급이 성공적이라는 평가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90대를 확대 보급했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양채류 정식 기계화로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 경영비를 절감, 품질의 규격화를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양채류 재배 기술의 혁신적인 변화다. 올해를 기점으로 양채류 재배시 기계 정식은 일반화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농업농촌이 어렵다. FTA 확대와 종자 로열티문제, 재배환경 변화, 경영비 상승,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지금 시기는 각자의 위치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는 이번 채소 정식기의 성공적인 보급을 계기로 제주지역에 적합한 기계화 보급으로 농업환경을 개선하고 노동 부담을 경감시켜 농업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어렵다는 말 대신 어려운 가운데 해결방안을 찾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제주농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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