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영 대륜동주민센터
▲ 윤주영 대륜동주민센터

  중국 속담에 ‘한 시간 행복하려면 낮잠을 자고, 하루 행복하려면 낚시를 하고, 한 달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일 년 행복하려면 유산을 받아라. 그리고 평생 행복하려면 네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도우라.’라는 말이 있다.
 주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에 사회복지 관련 공부를 시작하고  사회복지직 공무원까지 되었지만 그 막연한 생각은 업무의 압박이라는 현실에 벽에 부딪혀 그저 꿈같은 일이 되려고 할 즈음 특수시책으로 찾아가는 복지 상담실을 열게 되었다.

 마을에 있는 경로당 월례회의 때마다 「찾아가는 복지 상담실」현수막을 펴고 자리를 잡으면, 서로 눈치를 보며 주뼛거리던 어르신들이 누군가 먼저 용기를 내어 다가서면서 주변 눈치를 살피며 당신의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르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노라면 다른 어르신 한 두분씩 다가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신다. 생계 관련부터 기타 행정 서비스까지 어르신들의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참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한 사례를 들어보면, 할머니 한 분이 찾아오셨다. 같이 사시던 할아버지께서 10여 년 전에 돌아가시고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셨다. 예전에 상수도를 드시고 계시다가 건물이 무허가라는 이유로 단수되어 물 공급이 끊어졌다. 이후 오랫동안 먹는 물을 걱정하시다 마을회에 부탁하여 농업용수를 먹는 물로 사용하고 계셨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거나 가뭄일 때는 물이 끊기기도 하고, 수질 문제인지도 모를 피부병이 계속 생겨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시청을 찾아가 사정해 보았으나 현행법상 상수도를 개설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만 듣고 지금까지 살고 계셨다.
 이후, 대륜동에서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해결하고자 수자원본부 서귀포시지역사업소에 할머니의 간곡한 바람을 전하고 긴밀한 협조 하에 소하천 변에 위치한 할머니 집을 직접 방문한 후 소하천점사용허가를 받고 사용료 납부한 근거로 상수도를 공급하기로 결정하고 수도개설공사를 하게 되었다. 할머니에게는 너무나 높았을 행정의 벽을 넘어 작지만 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뻤다.

 이외 사례는 많이 있다. 우선돌봄차상위를 신청한 할머니, 혁신도시 공사장 먼지로 인한 불편 문제 해결, 어르신 버스 이용 시 불편한 점 해결, 일하고자 하는 할아버지의 일자리사업 연계 등 보람된 일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틈이 들려오는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연이은 자살소식으로 가슴이 많이 아팠던 한 해였다. 전화기 너머로 이제껏 들어보지 못했던 욕도 수없이 들어야 했고, 과중한 업무 속에 힘겨운 하루를 보내지만 이러한 작은 보람들이 또 내일을 위한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것 같다. 매일 다양한 사례의 복지 상담을 바탕으로 주민에게 다가서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는 직렬이라는 긍정의 힘의 최대한 발휘해, 질적으로 성장한 복지사회 완성을 위해 오늘 하루도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한 번 힘을 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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