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제주문화원 사무국장   김     관     후

민주노동당이 원내에 진입하여, 이제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로 훨훨 날게될 날도 머지 않았다. 민노당은 지역구에서 2석, 정당 투표에서 13%를 얻어 한국정치의 이데올로기적 지평을 넓혀주면서 단숨에 제3당으로 부상하였다.

이는 2000년 1월 30일 창당을 선언한 지 4년만의 일로, 조봉암의 진보당 사건 이후 50년 가까이 죽어있던 진보정치가 재도전에 다시 진입한 사건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들과의 거리연대를 통해 획득한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에서는 대화와 정책을 통한 해결을, 다른 한편에서는 10석의 한계는 대중투쟁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3%도 안 되는 의석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을 향하여 솔직히 이렇게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진보정당, 너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어?

그렇다면 한국의 정치 지형은 어떻게 재편되어야 할까? 그것은 한마디로 보수 정당과 진보정당간의 대결구도로 정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니까 현재의 보수정당은 단일화되고 그래서 진보정당과 여야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곳이 일반적인 주장이다. 그렇다면 이번 총선에서 우리 정치의 이념적 정상화, 곧 균형을 위해서 진보정당 후보가 원내에 진출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의 두 주류는 극단적 보수주의의 세력과 온건 자유주의 세력이었다. 정상적 민주주의 국가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적어도 원내에는 없었다.

이런 왼쪽 날개의 결여는 시민의 생존권.생활권 같은 사회.경제 영역만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 같은 정신영역까지 불구로 만들었다. 이제 진보정당의 출발은 분명, ‘정치가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정치가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열어줄 것이다. ‘평등해지면 행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시켜 줄 것임이 분명하다.

이와 발맞추어 선거가 끝나자마자, 프랑스 사회당 국제비서 삐에르 모스코비치는 축하전문을 보내, 총선에서 거둔 성공에 진심 어린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고 말하고,

“여러분의 승리는, 최근 들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좌파의 가치에 헌신한 세력이 보수 언론, 보수 기득권 층이 만들어놓은 수많은 난관과 자원의 부족을 극복하고 13%의 득표로 주류 정당으로 등장했다는 점에서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이 승리가 한국만에 그치지 말고, 극동 아시아 전역에서 좌파가 새롭게 부활하는 출발점이길 바랍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여, 일부 유권자들은 민노당의 상징적인 공약인 이를 비판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서 “부유세를 반대하는 사람은 국민의 0.1%밖에 안 되는 자산가들” 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제주출신 현애자 당선자도 “노동자 농민이 결심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사상 최대의 430억 달러의 흑자를 벌어들였지만 국민여러분의 살림살이가 나아졌습니까? 오직 부유세 신설을 통하여 소득의 재분배를 이뤄내야 한다고 봅니다.”며 기염을 토하였다.

민주노동당, 너 어디 있다 이제 나타났어? 부디 국회에 들어가면 핏발을 세워 전혀 새로운 정치를 선보이길 바란다. 저 완고한 50년 된 보수체제를 눈 녹듯 달라지게 만들고, 4년 뒤에는 100석 이상을 확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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