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종헌(NH농협이도지점장)
▲ 손종헌(NH농협이도지점장)

 2만3680달러. 작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액이다. 늘어난 국민소득만큼 사람들은 여가 생활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흔히 하는 말로 국민소득이 1만 불에는 골프를, 2만 불은 승마를, 3만 불이 넘으면 요트를 즐긴다고 한다. 국민소득 2만 불을 넘어선 우리나라에서 경마, 승마, 마육 등 말 산업에 대한 얘기가 회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따라서 지난해 7월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 발표를 했고, 최근에는 말 산업특구 지정을 검토 중에 있다. 예로부터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옛말 덕분인지 제주가 그 대상에 있다.

 제주는 전 국민의 1%만이 살고 있는 섬이지만, 우리나라 말의 77%(2만 2천여 두)가 뛰노는 말의 고장이다. 석기시대부터 제주에서 사육되기 시작한 말은 탐라의 특산물로 거듭났고, 원나라 침공 시절에는 대규모 말 목장이 들어설 정도였다. 심지어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할 당시에 탔던 말이 제주 출신 말이었다니, ‘말’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지역임에 틀림없다. 

 현재도 말의 고장에 걸맞게 전국의 승마장 300여개 가운데 제주에만 약 40여개가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또한  대학의 말 관련학과는 물론 말 관련 특성화 고등학교까지 있다. 더욱이 제주대학교는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말 관련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어 우리나라 곳곳에서 수업을 듣기 위해 제주를 찾는다. 이처럼 말 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제주도로 보내는 아이러니가 반갑다.    

 지금의 말 산업은 과거의 군용에서 벗어나 경마, 승마, 향장 및 식음 산업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제주의 지자체, 학계, 업계에서는 정부가 지정하는 말 산업특구로 선정되어 말 산업이 마차처럼 제주의 산업을 이끄는 신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말 산업 마차는 말의 고삐만을 당기고 있어서는 움직이지 않는다. 마차를 움직이는 동력은 말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앞에서 부드럽게 말을 다스리고 멈춰있는 양 쪽 바퀴를 제주 도민들이 살포시 밀었을 때 탄력을 받고 움직이기 시작 할 것이다.

 다음 달이면 말 산업 특구 지정 여부가 가려진다. 말의 고장 제주의 자존심을 건 승부다. 내년 말의 해를 맞아 힘차게 말이 뛰노는 제주를 위해 60만 도민의 많은 관심과 힘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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