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서귀포경찰서 남원파출소 순찰팀장 )
▲ 김문석(서귀포경찰서 남원파출소 순찰팀장 )

최근 아동성범죄를 모티프로 한 영화가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아동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사건의 흐름은 심상치 않다. 흉포함이 극에 달하고 피해대상은 점차로 저연령화 되어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성폭력전과자의 재범률 또한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 등으로 안전망은 점차 희미해지고 음란물은 사회 곳곳에 만연하다보니 늘어나는 강력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고 우범자들은 자기반성을 못하는 것이다.

성범죄자 알림e, 전자발찌, 아동청소년 보호법 등 아동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점차 강화되고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 건씩 쏟아지는 성범죄관련 기사들은 이러한 노력들을 무색하게 만든다.

최근 점차 부모의 맞벌이 등으로 아동들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아동들이 부모의 품에서 떨어져 무방비로 노출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해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서도 두드러지는데 범인은 평소 아동대상 포르노물을 즐겨봐 왔고 피해아동의 모친이 피시방에 있음을 알고 어린 자녀들이 자고 있는 집에 침입해 피해아동을 납치하여 성폭행했다. 사회에 만연한 음란물에 의해 비정상적 환상을 품은 범인이 느슨해진 가족 안전망을 이용하여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또한 지난 7월에 있었던 10대 여아 성폭행 사건의 범인은 이웃집 남성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집에 누가 드나드는지 평소 유심히 지켜보던 범인은 피해자 혼자 잠을 자고 있던 새벽에 침입하여 목을 졸라 정신을 잃게 한 후 성폭행하였다. 새벽에는 주로 피해아동 혼자 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대담하게 실행에 옮긴 것이라 할 수 있다.

범죄와 형량의 관계가 합리적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겠다. 최근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뜨거운 것도 저지른 범죄에 비하여 처벌이 가벼운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비록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었다고는 하나 음주에 너그러운 사회풍토를 이용하여 주취상태였음을 주장하여 형량을 줄이는 등 범인의 자기구제수단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시적으로 우리를 위협하는 성폭력은 실질적으로 줄일 방법들도 있다. 우선 법적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음주에 대하여 좀 더 엄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음주가 변명이 되지 못할 때 범죄와 처벌의 부조리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며 재범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가족안전망과 사회공동안전망을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이 있다. 사회구성원 스스로도 투철한 신고정신과 관심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위해요소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정과 학교, 지역과 경찰, 학부모와 주민자치조직 등이 모두 연계하여 지역 내의 위해요소들을 적발하여 제거하고 아동?청소년들에게 적절한 교육을 제공한다면 강한 방어막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며 지역사회가 건강한 인식을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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