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시인.前 초등학교장)
▲ 김광수( 시인.前 초등학교장)

 내가 이루어갈 앞길 묘상(苗床)에서 그린다. 앞길은 희망의 길. 그 길 가려면 마음의 길부터 닦아야 한다. 새벽하늘 이슬 먹으며 정신을 맑게 한다. 육체의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달려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제자리 뛰며 호흡을 조절한다.
 2014년 1월, 새 기분으로 새 출발한다.
참 나다운 존재가 되기 위해 뿌리를 정좌한다. 앙상한 가지에 잎이 돋아나려 한다. 눈 펄펄 날리는 이 혹한에 매화는 벌써 꽃봉오리 내밀고 벌벌 떨고 있다. 그도 삶을 찾아 나선 것이다. 매화는 말은 못하면서도 삶의 책임 다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침묵을 깨고 잠행을 중단하여 떳떳하게 세상에 나서 강한(强悍) 위용을 보이고 있다. 은둔의 생활이었으면 누가 알겠나. 한 평생 뜻을 펴며 사는 모습 보여야지. 화려한 꽃 보이고 꽃잎 분분히 떨어져 길에 날리기도 하고 내 머리 위에 앉았다가 또 길 떠나기도 해야지.
 이리저리 다니다 길옆 모퉁이에서라도 동료들을 만나 동참의식을 느끼면서 떠나온 묘상을 동경하여라. 실로 꽃의 분신은 바람에 펄펄 날려 떠돌다 한 곳으로 모일 수 있다. 결국 다시 묘상을 생의 근본으로 생각하여 돌아가야 하겠다는 뜻이 일어설지도 모른다.
 나도 새 해 느낌이 필요하다. 지난날을 돌아본다. 소중한 삶이었다고 생각하는가. 책임을 다한 삶이었을까. 책임을 다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고 한다면 모를 일이다. 내가 책임을 다하지는 못하였지만 책임을 다하여야 한다는 일은 존중해주기로 하자.
 얻는 일도 중요하지만 버리는 일도 중요하다.
 욕심 몇 개쯤은 버려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생각의 어지러움에서 벗어난다. 개성 있는 타인이 된다. 덜 간섭하고 덜 간섭받는다. 잘못된 판단 덜 한다. 실수와 고달픔 덜 한다. 아픔 전할 일 덜 한다. 이 저런 불만소리 적어진다. 모든 관심들 고요히 잠들 수도 있다.
 가는 바람들 손잡고 간다. 구름도 손잡고 간다. 협력하는 모습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내 눈도 그 모습 잘 보려고 협력하는 모습이다. 나는 언제라도 이들의 아름다운 정서와 동화하면서 따뜻한 심지 굳히고 최상의 품위 유지하여 모범 시민이 되고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 자타인의 결합된 힘으로 밀어주는 인간존엄성으로 참사람 되어 의젓한 사람의 형국을 갖게 하여 사회의 귀감이 되는 것. 너무도 이상적인 나만의 꿈이라서 고달프게 비켜서야 할 생각인 것 같기도 하다.
 세월이 지난만큼 추억들 일부 녹슬고 사회현상들 일부 녹슬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바라보니 귀한 것들, 녹슬어 안 좋은 것들, 그것들을 찾아 보물처럼 귀히 여겨 닦는 분들도 있다. 반들반들 윤나게 낮에도 밤에도 빛나게 닦는 일은 좋다. 하지만 보물보다 더 귀하고 빛나는 것은 그것을 닦는 사람들이다.
 2014년 희망찬 새해!
 사람을 존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삶을 책임지는 자신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가까이 가기 위해 조그만 노력이라도 해볼 일이다. 아픔과 고통은 자신의 일이기에 자신이 겪으며 이겨낸다. 떨어진 나뭇잎도 소외됨이 슬퍼 울었겠지만 새로운 삶의 책임자 되어 굴러가고 거름도 된다. 뜨거운 삶의 현장에서 사랑해요. 안녕, 인사도 하면서 책임을 다하는 소중한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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